2025년 크리스마스 시즌 "파네토네 먹자" - 올해도 나만의 연례행사 Bauducco Panettone 바우두코 파네토네
- 먹고 보자/주전부리
- 2025. 12. 7. 07:30
2018년 연말 우연하게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시즌 전통빵인 파네토네 (panettone)를 먹었다가 완전히 빠져서 이후 매해 파네토네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올해로 벌써 8년째 파네토네를 먹는 이 연례행사를 하고 있는 거다. 우리 집 식구들은 파네토네를 안 좋아해서 이건 오로지 나 혼자만의 연례행사다.

내가 즐겨 먹는 파네토네는 브라질 제과제빵사인 바우두코 (Bauducco)가 제품이다. 브라질에서 미국으로 물 건너왔다. 바우두코 파네토네만 먹는 이유는 파네토네를 처음 접한 게 이 회사 제품이었고, 다른 회사 파네토네도 몇 가지 먹어봤는데 내 입맛에는 여전히 바우두코 제품이 제일 맞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히스패닉 마켓에서 바우두코 파네토네를 구입하면 가격이 좋다. 이번 주 히스패닉 마켓에 가서 보니까 $5.49 (7,700원)이다. 같은 바우두코 파네토네도 미국 일반 슈퍼마켓이나 유명 유통업체에서 판매하 훨씬 비싸다.
그런데 지난 8년 동안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파네토네를 챙겨 먹어서 그런가 이젠 좀 질리는 것 같다. 올해부터는 안 먹을까 생각은 했다. 하지만 내 생각과는 별도로 히스패닉 마켓에서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파네토네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파네토네를 매장에서 보니까 1년 만에 친구를 만나는 듯한 그런 반가운 느낌이 살짝 들기도 한다.


히스패닉 마켓에서 파네토네의 인기가 예전보다 덜 한지 매장에 전시된 양은 현저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종류도 하나뿐이다. 지난 2-3년 동안은 나름 바우두코 파네토네의 전성기 같은 분위기여서 클래식 파네토네에 추가로 초콜릿 파네토네, 바닐라 파네토네 등 몇 가지 종류가 있었다. 올해는 오로지 클래식 파네토네만 판매하고 있다.
대신 히스패닉 마켓에서는 몇 년간 거의 안 보였던 판도로 (pandoro)를 다시 판매하고 있었다.

파네토네 (panettone)는 이탈리아 밀라노 지역에서 크리스마스나 신년에 먹는 달달한 빵이다. 효모 발효를 이용해 빵을 만드는데 건포도, 설탕절임 과일, 견과류 등을 넣어서 만든다.
판도로도 파네토네와 마찬가지로 이탈리아에서 크리스마스와 신년에 주로 먹는데 베로나 지역의 빵이다. 이 빵의 이름 판도로 (pandoro)는 pan d'oro에서 왔다. 그대로 번역하면 황금빵이란 뜻이다. 빵 단면의 노란색이 고아서 황금빵이라 불릴만하다. 산봉우리 모양의 빵에 하얀 가루 설탕을 덮어 크리스마스 시기 눈 덮인 알프스의 모습을 형상화하기도 한다. 이 빵은 가로로 잘랐을 때 별모양이 이쁘게 나온다.
판도로도 한번 사다가 맛을 본 적이 있다. 이게 아마 8년 전일 거다. 판도로의 맛은 미국에서 흔히 만들어 먹는 스펀지 케이크 (sponge cake)와 많이 비슷해서 별다른 감흥은 못 느꼈다. 그래서 그다음엔 사 먹은 적이 없다.
이탈리아분이 직접 댓글을 달아 알게 된 사실이 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판도로가 파네토네보다 인기가 더 많다고 한다. 판도로가 아무래도 눈 덮인 알프스 산을 연상시키고 별모양 단면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기 때문인가도 싶은데 이건 내 추측이다. 이탈리아계 지인이 없어서 자세히 물어본 적은 없다.
발걸음이 나를 파네토네로 이끌었으니 따르기로 한다. 하나 구입했다.



지난 8년간 매년 연말 크리스마스 시기에 바우두코 파네토네를 구입하다보니 1년 만에 만날 때마다 포장 디자인이 조금씩 변화를 하는 것 발견하게 된다. 그걸 비교하는 것도 재밌다. 올해 디자인은 작년 것과 거의 비슷한데 아주 약간의 변화만 주었다.
2025년

2024년

파네토네는 이렇게 비닐봉지에 포장되어 있다. 먹고 남은 건 봉지에 넣어 보관했다가 먹고 싶을 때 조금씩 잘라먹으면 된다.

비닐봉지에서 나온 파네토네의 자태.

자르기 전 파네토네를 둘러싼 종이를 떼어냈다.

먹을만큼 잘라서, 냠냠.


작년에 먹었던 그 맛이다. 촉촉하고 달달하다.

지난 8년간 내가 맛있는 걸 많이 먹어왔나 보다. 이젠 파네토네가 아주 맛있다 그런 생각이 더 이상 들지 않는다. 여기엔 우리 집 아이들이 직접 베이킹한 빵, 머핀, 쿠키 등의 맛이 워낙 좋아서 내 입맛이 바뀐 것도 작용을 했을 거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파네토네를 챙겨 먹는 나만의 연례행사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끝을 내지 않을까 싶다. (이래놓고 내년에 습관적으로 또 파네토네를 찾아 먹을지 모른다.)
2024 나의 크리스마스 시즌 연례행사 "파네토네 먹고 지나가기" - Bauducco Panettone 바우두코 파네토
지난 7년 간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되면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빵인 파네토네를 먹고 지나가고 있다. 내게는 일종의 연례행사다. 작년엔 안 먹고 지나가려다가 또 먹게 되고. 그냥 이젠 편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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