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하고 맛있는 남편표 아삭 오이김치

미국 코스트코에서는 몇 달 전부터 일반 배추김치 외에 오이김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몇 달 전 김치를 사려고 보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내게 말을 건넸다. 내게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고 싶어서 간질간질하신 분이었나 보다. 뒤쪽의 시식 테이블을 가리키며 저기 다른 김치가 있으니 맛보라고 한다. 다른 김치라니 다른 회사 김치를 말하는 건가 생각도 들고 도대체 뭘까해서 시식 테이블로 빠른 걸음으로 쪼르르 걸어갔다.

 

가서 보니 종가 (Jongga)에서 만든 오이김치였다. 이건 미국에서 생산한 김치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종가 배추김치는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이다. 현재까지 미국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일반 배추김치와 오이김치 모두 종가 제품이다.

 

처음 나왔을 때 시식을 하게 해 줘서 맛을 봤는데 약간 내 입맛엔 달달하긴 하지만 아삭하니 맛있다. 미국인들에게도 먹힐 그런 맛이다. 손가락 크기의 아주 작은 오이를 사용했다. 중량 42.3 oz (1.2kg)인 오이김치 가격은 $11.99 (16,800원)다.

 

 

오이김치가 달달해서 사진 않았지만 일반 배추김치는 2통 샀다. 중량은 52.9 oz (1.5kg)으로 가격은 $7.99 (11,200원)이다. 좋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 일반 배추김치 가격과 비교해 오이김치는 비싼 편이다.

 

 

이 배추김치는 적당히 익어서 (가끔은 아쉽게도 좀 많이 익을 때도 있다) 김치찌개용으로 딱이다.

 

전에 찍은 사진이다.

 

요즘은 미국 코스트코에서도 김치를 취급하고 가격도 적당해서 굳이 한인마켓까지 갈 필요가 없어졌다. 세상 참 좋아졌다. 그리고 웬만한 미국 일반 마켓에서도 김치를 판매한다. 어떤 김치의 맛은 좀 거리감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맛 괜찮다.

 

남편도 코스트코에서 함께 오이김치 맛을 봤다. 이 오이김치 맛을 봤더니만 자기가 직접 오이김치를 만들어 솜씨자랑을 하고 싶었나 보다. 남편이 가끔 오이김치를 만드는데 꽤 맛있게 잘 만든다. 동네 슈퍼마켓에 같이 갔을 때 미니 오이가 있었는데 마구 집어든다. 남편표 오이김치에는 파도 많이 들어가서 파도 꽤 많이 사 왔다.

 

오이김치에는 원래 부추가 들어가는 거지만 미국에 사는 우리에게 부추는 그렇게 흔한 채소가 아니다. 미국 마켓에서 부추를 팔기도 하는데 취급하지 않는 곳도 많고 취급해도 가격이 좋지 않다. 그래서 남편은 부추 대신에 쉽게 구할 수 있는 파로 대체해서 오이김치를 만들고 있다. 파는 채를 썰어서 넣는데 오이와 잘 어울려져서 맛이 좋다.

 

남편은 오이를 자르고 절이고, 나는 파를 채 썰어주고. 오이절임이 끝나자 다른 재료 추가해서 남편이 오이김치를 쓱쓱 만든다. 고춧가루 빼고 재료가 다 들어갔기 때문에 여기에 고춧가루만 넣으면 흔한 오이김치 비슷하게 된다.

 

 

내가 고춧가루 넣지 않은 깔끔형으로 먹고 싶다고 하니 내 주문에 따라 고춧가루 추가 없이 이렇게 만들어줬다. 나는 남편표 오이김치를 정말 좋아한다. 아삭하니 너무 맛있다.

 

 

오이김치가 1 갤론 (약 3.8 L) 병을 3/4 채울 정도 나왔다. 한동안 맛있는 오이김치와 함께 밥을 엄청 잘 먹었다. 내겐 밥도둑이다.


 

오이김치를 다 먹고 한몇 주 지나니까 또 생각이 난다. 남편에게 만들어 또 달라고 했더니 아주 흔쾌히 좋다고 대답한다.

 

마켓에 오이를 사러 갔더니 주차장 한편에 팔로 베르데 (palo verde, 팔로 버디)와 메스키트 (Mesquite)가 자리를 뽐내고 있다. 노란 꽃이 이쁘게 펴있는 건 팔로 베르데고 콩깍지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건 메스키트다.

 

팔로 베르데
메스키트

 

 

미국 남서부 건조지역 자생식물 - 팔로 베르데 (Palo Verde)와 메스키트 (Mesquite)

봄이 되면 사막 피닉스에도 꽃이 더 피고 나무들은 더욱더 푸릇푸릇해진다. 겨울이 포근한 곳이라서 꽃은 늘 피어 있는 곳이지만 봄이 되면 계절 꽃이 펴서 더 봄 느낌이 가득이다. 먼저 내가 피

thenorablog.tistory.com

 

미니 오이로 12팩 사 왔다. 1팩의 중량은 1 파운드 (454 g)다. 1팩의 가격은 보통 $2.00 (2,800원) 전후다. 저번에도 미니 오이로 오이김치를 담았는데 오이가 아삭해서 꽤 맛있었다. 그래서 이제 미니 오이가 울집 오이김치의 주재료가 되었다.

 

 

12팩 중 10팩만 오이김치로 사용할 거고 2팩은 그냥 그대로 아삭하게 먹든지 또는 샐러드 같은데 넣어서 먹으려고 했다. 그런데 자르고 보니 6팩만 해도 꽤 많다. 결국 7팩으로 타협하고 나머지 5팩은 아삭아삭 그냥 잘 먹기로 했다.

 

저번처럼 남편은 오이를 절이고 나는 파를 채 썰었다. 절이고 씻을 후 물기를 뺀 오이에 채 썰은 파를 듬뿍 올렸다. 이 보울에서 다 섞을 거다.

 

 

당근, 세라노 고추, 마늘, 약간의 생강도 준비해 보울 다 넣는다.

 

 

여기에 남편이 알아서 양념을 했다. 고춧가루 들어가기 전 이 상태로도 아삭아삭 아주 맛있다.

 

 

오늘은 고춧가루를 넣어 오이김치를 만들 거다.

 

 

1 갤론 (약 3.8 L)을 다 채우고 추가로 더 나왔다.

 

 

아래 오이김치는 갤론 병에 넣을 수 없는 양을 따로 넣어 둔 거다. 이건 한 끼로 먹기에 양이 많지만 내가 누군가. 내가 밥하고 먹어서 이 오이김치는 한번에 다 사라졌다. 진정 밥도둑이다.

 

 

남편표 오이김치는 샐러드 같기도 하고 오이김치와 오이 물김치 그 사이의 오이김치 같다. 신선한 오이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고 아삭하고 간이 딱 맞아서 너무 맛있다. 설탕이나 다른 당분은 한 숟가락도 안 들어갔다. 하지만 채소, 특히 당근에서 나오는 단맛으로 충분히 맛 좋다. 한동안 식구들 모두 밥을 아주 잘 먹겠다. 남편이 참으로 기특하도다~

반응형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