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3년 2월 28일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들 중에서 셋째 (만 5세)와 막둥이 넷째 (39개월)이 선택한 무당벌레 소녀 (Ladybug Girl) 시리즈 "Ladybug Girl at the Beach"를 읽다가 흥미로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한 5-6살 정도 되어 보이는 무당벌레 소녀의 가정에서 아빠의 모습이 참 독특합니다. 해변으로 가족 나들이를 갔는데 이 가족은 어찌 된 것인지 아빠가 꼭 머슴 같습니다.
해변에 마땅한 장소를 찾아갈 때 파라솔, 수건 등 모든 짐을 아빠가 들고 갑니다. 반면 엄마는 선글라스에 폼을 잡으며 가벼운 가방 하나 들고 가구요. 아이들이 어리다 해도 만 5살 정도면 조그만 것은 나를 수 있을 것이고 무당벌레 소녀의 오빠는 적어도 8살 정도로 보여서 당연히 아빠의 짐을 조금이라도 들어줄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들고 가지 않네요.
처음 제 아이들에게 이 책을 읽어 줄 때 가족 그림 뒤에서 짐을 들고 끙끙거리며 가는 사람이 아빠가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가는 행인인 줄 알았습니다.
이 가족의 뒷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면 상황이 더 자세히 이해됩니다.
주말 가족나들이가 피곤한 지 아빠는 계속 잠만 자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덥다고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하니까 이때는 아빠도 함께 가서 음료수를 사서 마십니다.
해가 뉘엿뉘엿 해져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모든 짐은 여전히 아빠의 몫입니다. 엄마는 여전히 룰루랄라 가벼운 손가방 하나 들고 앞장서고 있습니다. 아들은 뒤에서 공놀이하며 따라가고 무당벌레 소녀 딸은 더 놀고 싶은 마음에 타박타박 따라가고 있고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엄마가 운전을 하는군요. 아빠는 아주 피곤했는지 해변에서도 계속 자고 돌아가는 길에도 의자를 뉘이고 잠을 청합니다.
이 무당벌레 소녀 시리즈는 David Soman과 Jacky Davis 부부작가의 작품입니다. 실제로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이 부부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린이용 책 시리즈 무당벌레 소녀 시리즈를 쓰고 있습니다. 삽화가가 따로 명시되어 있지 않은 걸 보니 부부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는 듯합니다.
지금까지 무당벌레 소녀 시리즈 중에서 총 3권을 읽었는데 아빠의 모습이 나온 것은 해변으로 가족나들이를 함께 한 "Ladybug Girl at the Beach"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도 아빠의 얼굴은 거의 보여주지 않고 머슴처럼 짐을 나르다가 해변에서 잠만 자는 모습입니다. 가정을 꾸려 나가려면 일을 해야 하고 가족 나들이에서 보면 힘쓰는 일은 혼자 다 하니 피곤하기는 할 겁니다.
작가들이 이 삽화를 통해서 미국 가정의 모습을 풍자한 것 같기도 한데 이 또한 확실하지 않아 약간 알쏭달쏭합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엄마나 아빠가 이 삽화를 보면서 각자 알아서 판단하겠지요.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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