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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워싱턴 (State)

Boeing (보잉) 임원들을 진땀나게 한 점보 제트기 비행

* 이전 블로그에 올린 글의 내용을 수정해 다시 포스팅합니다. 이 글을 작성했던 시기가 2010년이라서 일부 내용은 업데이트 되어 있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Boeing (보잉)은 비행기 제조회사로 너무나 유명해서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겁니다. 보잉은 1916년 William E. Boeing (윌리엄 E. 보잉)에 의해 시애틀에서 설립되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하지만 2001년 본사를 시카고로 이전해서 보잉의 전반적인 관리는 이제 시카고에서 하게 되었어요.

 

 

그래도 보잉의 공장과 관련 설비 및 시설들은 시애틀과 시애틀 근교인 Everett (에버렛), Renton (렌톤), Kent (켄트) 등 이곳저곳에 남아 비행기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특히 에버렛 공장의 경우는 실내 공장으로는 세계 최고의 크기를 자랑합니다. (472,000,000 ft², 약 13,385,378 m²)

 

보잉의 인기 기종이였던 707의 비행에 관한 재미있는 일화가 워싱턴 주의 시애틀 근교 Lake Washington (워싱턴 호수) 상공에서 일어났었어요. 그 일화를 소개합니다.

 

워싱턴주 올림픽 반도 상을 비행하고 있는 Dash 80 (작가: Boeing Dreamscape, 출처: Wikipedia)

 

한창 더웠던 1955년 8월 7일, 워싱턴 호수에서는 수상비행기 스피드 경기인 Gold Cup Race (골드컵 레이스)가 한창이었습니다. 이 경기 기간 중의 또 다른 빅 이벤트는 보잉이 1952년부터 개발을 시작한 점보제트기 707의 모델 Model 367-80, 일명 "Dash 80 (대쉬 80)"의 판촉용 비행 쇼이였고요. 보잉은 이 비행쇼를 통해 707 기종을 홍보하기 위해서 이 기종을 구매할만한 항공사들의 고위 임원들과 국방부 담당자들을 초청해 워싱톤 호수 위에서 요트 파티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때 보잉 임원들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었죠.

 

당시 과연 그 큰 제트기가 잘 날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우려 섞인 기대로 가능 구매자나 호수 주위에 몰려든 구경꾼들은 아주 흥분된 상태였습니다. 보잉사의 비행쇼 차례가 되어 모든 사람들이 일제히 하늘로 시선을 옮기고는 상공에서 벌어진 상황에 입을 다물지 못하게 됩니다.

 

대륙간 여객기로 사용될 수있는 점보제트기가 하늘에서 barrel roll (배럴 롤)이라는 공중곡예를 부드럽게 해낸 겁니다. 배럴 롤은 비행기가 나선형으로 구르듯이 비행하는 것입니다. 이걸 구경하던 모든 사람들은 기대하지 못했던 큰 제트기의 곡예에 함성을 지르며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게 됩니다.

 

이 비행쇼의 비행을 맡았던 보잉의 조종사는 Tex (텍스)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Alvin "Tex" Johnston (앨빈 존스턴)이었습니다. 당시 1950년대에는 많은 사람들이 제트기 같은 큰 비행기가 비행 중 위아래로 뒤집어지면 비행이 불안정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텍스는 큰 제트기도 공중곡예가 가능할 정도로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우수한 성능과 그 실용성을 보이려고 했던 것이죠. 하지만 이 예상치 못한 공중곡예 덕분에 보잉 임원들은 비행쇼 내내 식은땀을 흘린 게 당연하고요.

 

깜짝 비행쇼가 끝난 후, 보잉의 사장이었던 Bill Allen (빌 앨런)은 텍스를 불러,

자네, 도대체 비행 중 무슨 생각을 한 건가?

 

라고 물어봤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조종사 텍스는,

저는 비행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하네요. 이 테스트 조종사분, 정말로 배짱이 두둑한 분입니다.

 

이 비행쇼 덕분에 워싱턴 호수 주변에서 구경하던 구경꾼 및 구매자들은 이 아름다운 큰 새의 비행에 완전히 빠져버렸고, 이 사랑은 민간 항공사의 여객기와 국방부의 탱커용 제트기로 707 기종의 엄청난 구매 주문으로 이어져 보잉은 큰 성공을 이루게 됩니다. 지금은 사라진 항공회사인 미국 항공사 Pam Am (팬앰)은 보잉의 707로 1958년 10월 26일 뉴욕에서 파리까지 최초로 제트기의 대륙간 운항을 하였습니다.

 

1990년대 다른 기종인 보잉의 777이 처음 테스트 비행을 할 때, 당시 보잉의 CEO였던 Phil Condit (필 칸딧)은 조종사들에게 간단하지만 단호하게 한마디 당부했다고 당시 테스트 조종사가 기억합니다.

곡예는 하지 마십시오! :)

 

1955년 비행쇼를 했던 “대쉬 80”는 2003년 8월까지 비행을 계속하다 은퇴해 지금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항공과 우주관에 콩코드 및 다른 주요 비행기들과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707 기종의 제트기 사진을 몇 장 더 아래에 올려 봤습니다.

 

(출처: Google Images)

 

시애틀 근교 에버렛에는 Future of Flight Aviation Center가 있어 센터를 관람하고 보잉사를 견학할 수 있습니다. 이 에버렛 공장의 경우 단일 건물로는 세계 최고 크기를 자랑하므로 시애틀에 방문한다면 한번 견학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Future of Flight Aviation Center와 에버렛 공장은 시애틀에서 북부로 약 25마일 (45km) 가량 떨어져 있으니까 한 30분 정도 걸리겠고, 시택 국제공항에서는 38마일 (61km) 가량으로 한 40여분 정도 걸립니다. 이 공장에서는 747, 767, 777 시리즈들과 새로 개발하고 있는 드림라이너 787의 생산설비 라인이 있습니다.

 

Future of Flight Aviation Center

주소: 8415 Paine Field Blvd, Mukilteo, WA 98275

 

* "대쉬 80"의 1955년 배럴 롤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있어 올려 봅니다. 다큐멘터리에서 1955년에 찍은 화면을 사용했기 때문에 화질이 좋지 않습니다. 다행히 비디오 올린 분이 보강한 화질을 맨 마지막 부분에 붙여 두었습니다. 보강된 화면은 4:14 부분부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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