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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취미/수공예

이것이 바로 짝퉁과 정품의 차이 :)

* 이 포스팅은 2013년 9월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옮겨서 다시 포스팅합니다.


울집 아이들은 종이를 가지고 오리고 붙이고 뭘 만드는 걸 아주 좋아합니다. 아이들이 종이를 가지고 노는 동안에는 조용하니 좋기 때문에 애리놀다도 서로들 재밌게 만들도록 놔두구요. 다 만들고 나면 자기들이 만든 “작품”을 가지고 노는데 대부분 사이좋게 잘 놀아요. 하지만 가끔은 갈등이 생겨서 다툼을 하기도 합니다.


어제도 그랬어요. 잘 놀다가 셋째(만 6살)와 막둥이 넷째(만 3살)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더군요. 점점 커지는 목소리에 "뭐야?" 하고 가봤어요. 아이들 이야기를 듣고 보니 둘째(만 8살)가 만든 샌들을 셋째와 넷째가 서로 가지고 놀겠다며 생긴 갈등이였습니다. 으이구~ 녀석들...



둘째가 만든 작품.

이쁘고 귀여운 꽃도 달았습니다. 


막둥이 넷째가 자기 고무오리도 함께 꼭 찍어야 한답니다.

꼭 함께 해야하면 할 수 없죠. 함께 포즈.


둘째의 이 샌들 가격은 $10.27(약 11,300원). 업체들은 보통 $10.99 이렇게 가격을 정해서 $11.00가 아닌 것처럼 꼼수를 부리는데, 우리의 솔직한 둘째는 $10.27이라고 가격을 매겼네요. 왜 이 가격이냐고 물으니 이 가격이 그냥 마음에 든답니다. 마케팅 면에서 좋은 가격 책정이라고 볼 수 없지만 가격은 만드는/파는 사람이 정하는 거니까 둘째 마음대로 입니다.


참 잘 했어요!


둘째의 샌들 가격표에 표기된 신발 사이즈는 6입니다. 미국 어린이 신발 사이즈 6가 13 cm 정도인데 대충봐도 이 샌들은 13 cm(한국 130 정도)를 훨씬 넘습니다. 미국 성인 여자 신발 사이즈 6는 한국의 235 정도에 해당하는데, 그 보다는 작구요. 둘째의 "정품" 샌달의 신발 사이즈 6은 어린이 사이즈 6과 성인 여자 사이즈 6 사이 그 어딘가입니다. 철학적인 느낌의 산뜻한 샌달 사이즈 6.



둘째의 "정품"에 영감을 받은 셋째도 샌들을 만들었습니다. 애리놀다는 이걸 "짝퉁"이라고 부릅니다. 짝퉁이라 아무래도 둘째의 정품과 차이가 많이 나요. 막둥이 넷째 발도 저것보다 큰데 누구 발인지 상당히 작고 샌들모양이 덜 잡혔어요. 하지만 꽃도 달고 나름 열심히 노력한 티가 보입니다. 그래서 셋째의 "짝퉁"도 마음에 듭니다. ^^


셋째의 "짝퉁"


이것이 바로 짝퉁과 정품의 차이

셋째의 "짝퉁"과 둘째의 "정품"을 함께 두니 그 차이가 확연히 납니다.

그래서 셋째와 넷째가 둘째의 "정품"이 갖고 싶었던 거예요.

역시 정품은 인기가 많습니다.


정품과 짝퉁을 함께 넣을 수 있는 샌들 상자도 마련해 두었더군요. 저번에 시리얼 다 먹고 상자를 달라고 하더니 그 상자로 샌들 상자를 만들었습니다.



둘째가 $10.27짜리 정품을 만들기 며칠 전 견본품으로 만든 작품이 또 있더군요. 엄마가 샌들 사진을 찍으니까 둘째가 어디서 전에 만든 견본품을 가지고 와서 찍어 달라고 합니다. 귀염둥이가 사진 찍어 달라는데 그럼 찍어 줘야죠. 


둘째가 자기 발크기를 기준으로 만든 초기 견본품.

"정품"보다 디자인이 확실히 단순합니다.


혹시 아이들이 이런 샌들을 만든다면 꼭 주의할 게 있습니다. 가위질도 물론 주의해야 하지만 종이샌들을 신고 돌아다니지 않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종이라서 바닥이 미끌어워요. 아이가 미끌어지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 보호자가 알아서 조심하면 모두가 즐겁습니다.


작품은 여기서 끝난 게 아니더군요. 셋째가 팔찌와 반지를 가져와서 자기가 만들었다고 자랑합니다. 자기 것도 만들고 막둥이 넷째 것도 만들어 주었어요.


셋째의 팔찌와 반지


셋째가 만들어준 넷째의 팔찌


그런데 넷째 막둥!

셋째가 이리 잘 해주는구만 막둥 자네는 샌들 때문에 다투냐?


사진을 찍다 보니까 셋째와 넷째는 언제 다퉜나 싶게 다 까먹은 듯 합니다. 둘째까지 가세해 이것저것 보여주며 깔깔거리고 셋 다 모두 웃느라고 정신이 없어요.


그래, 싸우지 말고 이렇게 재밌게 지내~

너희들 싸우면 금방 무시무시한 헐크엄마를 보게 될 꺼야.


원래 종이공작은 만 11살인 첫째가 리더인데 어제 첫째는 더 재밌는 걸 발견해서 여기에 끼지는 않았습니다. 첫째가 요즘 컴퓨터 그래픽이나 프로그램 언어 C++에 아주 관심이 많아요. 시간날 때마다 프로그램 만드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둘째도 점점 프로그래밍에 더 관심이 많아지고 있구요. 아이들은 크면서 취미가 조금씩 바뀌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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