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할로윈에 셋째와 막둥 넷째가 사탕타기 trick-or-treating을 하고 싶다고 해서 셋이 함께 돌아다녔다. 첫째와 둘째는 다 커서 어른이고 또 직장과 대학으로 집을 떠나 있어서 이제 더 이상 아이들 넷이 모두 함께 사탕타기를 할 일은 거의 없다.
COVID 팬데믹 기간 동안에는 할로윈에 사탕타기를 할 수 없었다. 여러 제한이 풀린 후에도 몇 년간은 사탕타기 자체가 여전히 찜찜해서 피했었다. 그런데 셋째와 막둥 넷째가 올해 사탕타기를 너무 하고 싶어 했다. 고등학생으로 다 큰 녀석들이지만 사탕타기는 여전히 즐거운 행사다.
오랜만에 동네에서 할로윈 사탕타기를 나갔더니 확실히 사탕 주는 집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많이 줄었다. 마찬가지로 할로윈 장식을 한 집들도 상당히 줄어 있었다.
사탕 주는 집들은 줄었는데 신기하게도 인심은 더 좋아진 것 같다. 막 한 움큼씩 집어서 사탕을 준다. 이것이 바로 할로윈의 사랑(?)이라고 할까. 한 이웃은 아예 꽤 많은 사탕과 초콜릿이 들어있는 할로윈 토트백을 하나씩 나눠줬다. 울동네 사탕인심은 정말 좋다.
사탕 주는 집들이 줄어서 처음에는 사탕을 얼마나 받겠나 생각했는데 집에 올 때 즈음 되니까 셋째와 막둥 넷째가 들고 다니는 사탕통과 사탕 토트백이 꽤 무거워 보인다.
집에 돌아와 셋째와 막둥 넷째는 각자의 사탕을 식탁에서 펼쳐놓으며 뭐를 받았는지 확인을 하고 있다. 그리고는 서로 좋아하는 것들을 트레이드한다. 둘 다 큰 목소리로 떠드는 걸 보니 만족스런 사탕수확으로 엄청 기쁜 모습이다.
큰 초콜릿바와 트레일 믹스도 들어있다며 너무 좋아한다.
내게도 준다고 해서 한 개씩만 달라고 했다. 내가 버터핑거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셋째는 버터핑거를 딱 하나 받았는데 그 하나를 이 엄마에게 줬다. 기특하다.
막둥이는 킷캣 두 개를 내게 줬다. 처음엔 한 개 받았는데 엄마에게 한 개만 주면 서운하다면서 한 개 더 준거다. 막둥이도 기특하다. 나도 잘 먹겠다. 내일 아침에 먹을 거다.
몇 년 전 COVID 팬데믹으로 집에서 할로윈을 지낼 때 첫째가 할로윈 영화 "Hocus Pocus (호커스 포커스)"의 삽입곡 "Come Little Children"을 직접 부르고 녹음한 적이 있다. 오늘 딱 맞는 노래라서 찾아서 아래 붙여봤다. 풍성한 사탕을 보면서 노래를 들으면 잘 어울린다.
할로윈인 오늘은 여느 날과 달리 진짜 마녀들이 설치고 돌아다녀도 사람들이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할로윈에 마녀 의상을 제대로 갖춘 사람을 만난다면 조심하자. 진짜 마녀일 수도 있다. 진짜 마녀는 영화에서처럼 아이들의 혼을 쏘~~~옥 빨아먹을지도 모른다.
암튼 우리는 사탕수확이 좋아서 마녀고 뭐고 다 괜찮다. 2024년 할로윈의 사탕수확도 완전 대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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