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4년 8월 31일
음식 경쟁 프로그램인 마스터셰프 (MasterChef)를 시청하게 되면 한 가지 부작용이 있어요. 음식에 자신 있고 또 하는 것도 좋아하는 남편이 제게 음식을 해주고 싶어 간질간질해한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아빠 닮은 아이들도 하고 싶어서 함께 간질간질.
오늘 남편이 제게 보여 주고 싶어 하는 것은 poached egg입니다. 뜨거운 물에 생 달걀을 넣어 흰자와 노른자가 그대로 모양이 잡히게 익히는 요리법이에요.
이 요리가 힘든 것은 달걀흰자가 풀어지지 않아야 하고 안의 노른자가 그대로 모양을 잡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노른자는 완전히 익어서도 안되고 따뜻한 기운만 있어서 달걀을 가르면 노른자가 흘러나와야 해요. 그렇다고 노른자가 차가운 상태로 있어서는 또 안되고요.
잘 만든 poached egg가 요구하는 걸 맞추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워서 요리하는 사람들의 기술적인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시험으로 종종 주어지곤 합니다.
기본적인 poached egg 재료는 달걀, 물, 식초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냄비도 있어야겠고요. ^^
식초는 물이 뜨거워졌을 때 물에 넣으면 달걀의 모양이 잡히는 것을 도와줍니다. 하지만 식초를 너무 많이 넣으면 poached egg에서 신맛이 너무 나서 또 안되고요. 물도 보글보글 끓으면 안 됩니다. 그럼 달걀이 다 흩어져서 달걀 푼 계란탕이 되어 버려요. 적당히 뜨거운 물에 식초를 넣고 물을 살살 저어 약간의 회오리바람처럼 만들어 준 상태에서 달걀을 퐁당~ 넣어야 모양이 잘 잡힙니다. Poached egg는 한 번에 하나씩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몇 개를 만들려면 시간이 좀 걸립니다.
Poached egg에서는 달걀이 물에 다 풀어져 egg drop soup (아마도 한국어로 계란탕일 것 같아요)처럼 되면 안 됩니다. 그럼 poached egg는 망한 겁니다. ㅠㅠ
이제 남편이 아이들에게도 요리의 기본을 가르쳐줄 겸해서 시범을 시작합니다. 요리에 열정이 넘치는 남편과 아이들이 있으니 저는 앉아서 구경이나 하고 먹으면 됩니다. 저야 팔자 폈죠.
드디어 짜잔~! 남편이 만든 오늘의 poached egg.
달걀의 흰자가 떨어져 나가지 않고 모두 다 붙어있습니다. 잘 만들었어요. 박수 짝짝짝! 요리에 관심있는 아이들도 아빠가 poached egg를 만드는 과정과 완성품을 보면서 눈을 반짝반짝. 이런 게 진짜 교육이죠. ^^
참, 어른이 poached egg를 만들 때는 아이들은 (특히 어린아이들) 멀리 떨어져서 봐야 합니다. 그리고 부모나 어른이 계속 주의를 해야 해요. 아이들이 뜨거운 물에 데일 수도 있으니까요.
Poached egg의 중요한 점은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안의 노른자가 익지 않은 상태로 있으면서 온도가 따뜻해야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남편이 만든 poached egg를 잘라 안을 확인해 봅니다. 긴장되는 순간이군요...
와~! 남편이 poached egg를 정석대로 아주 잘 만들었네요. 이렇게 안에서 노른자가 흘러 나와야 합니다.
그러나 노른자의 온도도 중요하므로 진짜 제대로 만들었는지는 먹어 봐야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먹어보니, 완벽! 노른자의 온도가 따뜻하니 딱 좋네요. 그래서 아이들이랑 제가 금방 다 먹어 버렸습니다.
잘 만들었다고 칭찬을 하려고 돌아 보니 남편은 또 다른 달걀로 poached egg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으~흠!
이번에는 poached egg를 응용해 간단한 식사 또는 간식형태로 만들어서 선보여 주네요. 밑에 식빵을 깔고 위에 얇게 저민 햄이나 칠면조 고기 같은 샌드위치용 고기를 몇 장 올려놓습니다. 그 위에 poached egg를 하나 올려놓는 거지요. 그리고 그 위에 치즈 한 장. 캬~! 이때는 식빵을 덮어 샌드위치로 만들지 않는 게 좋습니다. 샌드위치로 먹으면 먹을 때 노른자가 터져서 여기저기 묻고 아주 복잡해져요.
자, 이제 먹어 볼까요? 수저로 한 입 정도 잘라내면 노른자가 톡 터져 이렇게 흐릅니다. 그럼 수저로 떠먹으면 됩니다. 이것 하나와 커피 한잔이면 아침식사로 좋을 것 같아요.
아침식사로 이렇게 만들어서 먹는 게 좋긴 한데, 솔직히 말하면 바쁜 아침시간에 만들기 까다로운 egg poaching할 여유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짧은 시간에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달걀 프라이해서 위와 같이 샌드위치용 저민 고기, 치즈 함께 넣고 빵 덮어서 샌드위치로 만드는 게 훨씬 편하죠.
그래도 음식에 관심 있고 요리를 배우고자 한다면 poached egg는 달걀요리 기본 중의 기본이니까 꼭 연습하는 게 좋을 겁니다.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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