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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추억 포스팅

[추억 포스팅] 막내 삼촌이 고등학교 때 공부했던 미국사 교재 - 대를 이은 가보 ^^

*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5년 3월 6일

 

울집에 아이들이 재밌어서 가끔씩 펼쳐 보기도 하고 읽기도 하는 미국사 책이 있어요. 이 책 아이들의 막내삼촌이 고등학교 AP (Advanced Placement) 미국사 수업에서 교과서로 가지고 공부했던 책입니다. 꽤 나이를 먹은 책이에요.

 

보통 미국 학교 교과서는 학교에서 빌려주고 반납하게 되어 있어요. 그런데 AP는 본인이 자기 교과서를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적어도 제 남편과 시동생이 다닌 학교는 그랬어요. 남편이나 시동생들이 가지고 공부했던 AP 책들도 있었는데 거의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 책 포함 몇 가지 책들은 어찌하다 울집까지 흘러 들어왔습니다. 시애틀에서 피닉스로 이사 올 때 책들을 모두 다 챙겨 오느라고 고생 좀 했죠.

 

AP (Advanced Placement)는 미국이나 캐나다 고등학교에서 일부 고등학생들에게 대학 수준의 과정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일부 대학에서는 고등학교 AP 학점을 대학 학점으로 인정해 줍니다. 대체로 고등학교의 성적 우수학생들이 AP 과정을 선택해 수료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이 책을 너무너무 좋아해요. 책 내용이 좋아서? 그건 아닐걸요. 이 책이 고등학생용이라도 AP 학생용이라서 대학생 수준이에요. 그러니 책이 우선 아주 두껍고 내용도 빡빡해서 어린아이들이 좋아할 그런 종류는 아니에요.

 

그럼 그림이나 사진이 많아서? 뭐 역사책답게 적당히 그림이나 사진이 있긴 한데 그렇다고 아동용 역사책처럼 그림이나 사진 위주는 절대 아니에요.

 

그럼 왜 좋아할까요? 그건 바로 고등학생이었던 십대의 막내 삼촌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십대 고등학생 막내 삼촌의 귀여운 모습과 행동은 책 표지에서부터 나타납니다. 우선 이 책 표지는 1970년대 베트남 전쟁 반전시위로 워싱턴 DC에 모인 군중들의 사진이에요. 그런데 제 시동생, 즉 아이들의 막내 삼촌은 이 표지에 나름의 낙서를 해뒀습니다.

 

우선 평화 싸인, Peace~!

평화, 중요하죠. ^^

 

책 표지의 이 장면을 보니까 아이들 삼촌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가 생각났던 모양이에요. "포레스트 검프"가 유명한 영화라서 이 장소와 관련된 해당 장면을 많이들 봤고 또 기억할 겁니다.

 

베트남에서 돌아온 검프가 다른 일로 워싱턴 DC에 갔다가 National Mall에서 반전시위를 하던 시위자들 눈에 뜨입니다. 이들은 검프가 베트남 참전용사이지만 반전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착각하고 베트남의 전쟁 실상에 대해서 이야기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검프가 뭔가를 열심히 말하죠. 그런데 정부 관계자가 마이크 선을 뽑아서 정작 군중들은 검프의 이야기를 대부분 못 들었어요. (검프의 특성상 중요하거나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야기는 전혀 할 수 없었겠지만요.)

 

반전시위 군중 속에서 검프의 첫사랑 제니가 나타나 검프를 부르고... 검프와 제니가 저 큰 연못인 Lincoln Memorial Reflecting Pool에서 만납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 중에서 (사진출처: Google Images)

 

애들 막내 삼촌은 공부하다가 그 장면이 생각났던 것이 확실합니다. 영화 속에서 검프와 제니가 부둥켜안고 반가워하던 바로 그 지점에 "Forrest Gump" 요렇게 써놓았더라고요. 즉, 여기에 포레스트 검프가 있었다는 뜻입니다.

 

막내 삼촌, 귀요미~!

 

막내 시동생이 공부도 열심히 했더라고요. 빨간색과 검은색으로 줄도 그어가며, 때에 따라서는 형광펜까지 쓰고 공부를 했네요. 참, AP 교재로 본인이 구입한 개인소유 책이기에 밑줄도 긋고 낙서도 하고 조카에게도 물려줄 수 있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학기 중 빌려 쓰고 반납해야 하는 교과서에는 당연히 이런 밑줄이나 낙서를 하면 안 되겠죠.

열공, 열공, 열공!

 

 

이런데 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맘에 드는 것은 사진에 뽀샵을 해준 막내 삼촌의 센스와 솜씨입니다. 이 좋은 솜씨로 친히 뽀샵을 해준 사진은 책에서 1-2개 밖에 되지 않아요. 희소가치가 높은 아주 귀한 작품입니다. 그리고 아무나 뽀샵을 당하는 영광을 얻는 게 아니라는 사실.

 

막내 삼촌의 뽀샵 영광을 얻은 분 중 하나는 미국 6대 대통령 존 퀸시 애덤스 (John Quincy Adams)입니다. 존 퀸시 애덤스의 아버지는 존 애덤스 (John Adams)로 이분도 아주 유명한 분이세요. 존 애덤스는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분이자, 미국 2대 대통령이었거든요. 그러니까 부시 (Bush) 대통령네 훨씬 이전에 아버지와 아들이 대통령이 된 경우죠.

 

아이들 막내 삼촌이 펜으로 직접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에게 안경도 씌워주고, 콧수염과 턱수염도 살짝쿵, 외투의 목깃은 브이넥 스타일화, 그리고 휑한 머리를 보완하기 위해 네 가닥의 머리도 뒤쪽에 빼꼼 빼줬습니다.

 

귀엽네요... 큭큭

 

참고를 위해서 존 퀸시 애덤스의 해당 원본 사진과 뽀샵 후 모습을 비교해 보세요.

 

짜잔~!

 

원본 사진 속 존 퀸시 애덤스의 표정은 너무 엄격해 보여요. 하지만 막내 삼촌의 뽀샵에서는 안경 코디, 포인트 있는 헤어스타일, 브이넥 외투, 그리고 콧수염과 턱수염을 통해 엄격함이 다소 사라지고 부드러워졌다는.... 그리고 약간 코믹해 보이기도 해요. 탁월한 뽀샵입니다.

 

이러니 만 5살 막둥이 포함 아이들이 네 명 모두 이 역사책을 아주 좋아하죠. 막내 삼촌도 이런 때가 있었구나 싶어서요. 아이들이 이 미국사 책으로 막내 삼촌을 더 가깝게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 막내 삼촌은 지금도 재밌으니까 더 좋고요. 삼촌에서 조카로 이어지는 책. 이렇게 계속 내려가다 보면 집안 가보가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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