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4년 11월 19일
엊그제부터 피닉스도 좀 추워졌어요. 오늘 최고기온이 화씨 73도(섭씨 23도), 최저기온은 화씨 47도(섭씨 8도)예요. 워낙 더위에 익숙하게 살아서 그런지 최고기온이 섭씨 20도 & 최저기온이 섭씨 10도 안팎이 되면 많이 춥게 느껴져요. 어떤 때는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 몸이 아파지기도 하고요. 그래도 아이들에게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동네정원에서 친구들하고 노느라고 신나 있습니다.
어제는 한참 놀다가 신나서 들어오길래 저녁 먹으면서 뭐 하고 놀았냐고 물어봤죠. 그랬더니 학교놀이 하면서 놀았대요. 학교놀이를 한다는 건 제 아이들이나 아이들 친구들이나 홈스쿨링이나 학교에서 공부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뜻이기도 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어떤 학교놀이를 했냐고 물으니까 저학년과 고학년 2개 반을 만들어 선생님과 학생으로 나눠서 놀았대요. 저학년 반은 친구인 앨리슨 (10세)이 선생님을 하고, 막둥 넷째 (4세)와 셋째 (7세), 카니 (5세), 에이미 (8세), 로지 (6세)가 학생이 되었답니다.
고학년 반은 첫째 (12세)가 선생님이 되었는데 학생은 단 한 명으로 둘째 (9세)밖에 없었고요. 저학년 반이 단연 인기 최고였던 거였죠. 그런데 이 인기는 수업이 진행되면서 180도 바뀌어집니다. (동네 아이들 이름은 모두 가명으로 했습니다. 나이는 모두 만 나이고요. ^^)
저학년 반에서는 선생님인 앨리슨이 덧셈을 가르쳤대요. 지금 곱셈표를 외우고 있는 셋째는 덧셈과 뺄셈은 아주 잘합니다. 막둥이도 간단한 덧셈은 꽤 잘해요. 그래도 사실 놀이터에서 덧셈공부하는 건 덜 재밌잖아요. 이건 다른 꼬마들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러다 첫째가 가르치는 고학년 반의 흥미로운 풍경을 본 거죠. 고학년 반이 너무 재밌어 보이니까 전체 반 학생들 모두 고학년 반으로 이동했답니다. 어찌 보면 월반이긴 한데 다른 뒷배경이 있다는...
첫째의 교과목이 특이했어요. 교과목이 바로 "길양이 멋찌 쓰다듬는 법"이었거든요. 선생님인 첫째의 지도(^^)하에 유일한 고학년 반 학생 둘째가 길양이 멋찌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습니다. 멋찌는 조교로서의 역할을 아주 충실히 잘하고 있었고요.
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검은 고양이 멋찌는 저희 동네 길양이로 거의 동네 고양이화 되어 함께 삽니다. 먹이도 챙겨주시고 돌봐 주시는 분들이 몇 분 계시고요. 멋찌가 또 아이들을 좋아해서 놀이터에서 함께 놀곤 하죠. 특히 울집 아이들하고 아주 친해요.
이번에 멋찌가 고학년 반 조교로도 활동을 아주 잘했습니다. 제가 사진을 위에서 찍어서 멋찌의 다리가 짧게 나왔는데 몸 비율도 좋고 영특하면서 잘생긴 고양이예요.
덧셈공부보다는 길양이 멋찌를 쓰다듬는 게 훨씬 재밌긴 하죠. 나중에는 저학년 반 선생님 앨리슨도 고학년 반 학생으로 왔다고 하더라고요. 저학년 반 꼬마들이 모두 떼를 지어 월반하는 모습을 상상을 하니까 막 웃음이 나와요. 울집과 동네 녀석들 덕분에 이 엄마가 웃으며 삽니다.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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