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4년 7월 29일
아이들하고 외출을 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우리 가족이 좀 튀는 것 같아요. 동양계가 많이 살지 않는 지역에 산다는 특수성도 있고 동양계 부부가 아이들을 4명이나 가진 경우도 드물고 하니까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가 인사도 잘하고 또 살랑살랑 잘 웃고 다니기도 하죠. ^^
외출할 때는 온가족이 함께 나가요. 저 혼자 아이들 4명과 다니는 것보다 남편이 함께 하면 아이들 보기도 수월하니까요. 혼자 다니면서 아이들 4명과 다니면 제가 쉽게 지치고 또 짜증도 쉽게 날 수 있으니까 그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이죠. 요즘은 첫째랑 둘째가 많이 커서 외출이 아주 수월해졌지만 그래도 모두 함께 온 가족 출동이 외출습관으로 굳어져서 울집 식구들은 그냥 계속 뭉텅이로 떼 지어 다닙니다.
도서관에도 2주에 한번 온가족 출동으로 가니까 도서관 사서님들도 저희를 잘 기억하죠. (전에는 1주에 한번 갔는데 요즘은 귀찮아서 2주로 변경했어요.) 게다가 한번 빌리면 25~30권 정도는 기본이니 도서관에서도 책벌레 가족으로 보는 것 같고요.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제가 인사성이 밝아서 사서분들도 저를 좋아하시는 것 같다는.... 크크크, 또 공주병. ^^
도서관에 가면 가족이 나눠져 각자 빌릴 책을 고릅니다. 첫째랑 둘째는 (만 12세 & 만 9세) 어느 정도 커서 자기들이 책을 찾아 돌아다니고, 유아 및 초등 저학년용 도서쪽에서 책을 고르는 셋째와 넷째는 (만 7세 & 만 4세) 남편이랑 제가 번갈아 소파에 앉아 살펴보고 있죠.
책을 다 고르면 첫째와 둘째는 저를 도와 대출창구로 가서 셀프대출 과정을 밟습니다. 보통 빌리게 되는 책이 25~30권이라서 저 혼자서는 들고 대출과정을 밟는 자체가 너무 힘들거든요. 그런데 이제 저에게는 든든하고 힘좋은 첫째와 둘째가 있으니 No Problem! 어린 셋째와 넷째는 아빠 손잡고 대출과정이 끝날 때까지 다른 분들 불편하지 않게 저만치에서 기다립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대출등록을 다 마치고 뒷분들 불편하지 않게 첫째 & 둘째랑 함께 책들을 들고 조용히 사람이 없는 구석으로 가서 백팩에 책을 집어 넣고 있었어요. 그런데 저쪽을 보니까 저를 기다리는 남편이 도서관 사서 한 분이랑 미소를 지으며 대화중입니다. 상당히 화기애애한 분위기. (사서분은 남자분이셨어요. 이상한 상상 없으시길... ^^) 책을 다 백팩에 넣고 남편에게 돌아가서 물어봤죠.
나: 사서님께서 무슨 말씀하셨어?
남편: 사서님이 나한테 오시더니 도서관 근무 17년째지만 우리 집 아이들 행동이 제일 바르고 예쁘다고 말씀하시네. 몇 년간 도서관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동하는 봤는데 도서관에서 떠들지도 않고 뛰어다니지도 않고, 책도 조용히 고르고 아주 예쁘고 바르게 행동한다고. 거기에 사서님들에게 질문할 때 말투도 예의 바르고... 그래서 우리 아이들이 눈에 확 뜨인다고 하셔. 사서님 어릴 때는 도서관에서 이렇게 행동하는 게 당연한 것이었는데 요즘 아이들은 그 기본이 거의 되어 있지 않다고 하시면서 안타까워하시더라고. 우리 아이들이 아주 바르게 행동해서 꼭 칭찬하고 싶으셨대.
남편이랑 저랑 둘은 뿌듯 뿌듯. 그래서 아이들 4명 모두에게도 칭찬의 바다를 마구마구 보내줬습니다.
그런데 이런 칭찬을 꽤 자주 듣는 편이에요. 마트에서 장 볼 때나 식당에서 식사를 하게 되면 특히 50대 이상 어른들께서 저희한테 오셔서 말씀하고 가세요. 칭찬하시는 분들은 유럽계나 아프리카계 상관없이 다양하시고요.
아이들 행동이 정말 예뻐요. 어쩜 아기까지도 이쁘고 바르게 식사를 할까요?
위에서 아기로 지칭한 아이는 막둥 넷째로 당시 만 1세였는데 아기 때부터 이런 칭찬을 들었어요. 첫째부터 셋째까지 큰 아이들이 식당예절을 잘 지키니까 아기일 때부터 막둥이도 당연히 그러는 줄 알아요. 연세가 70대 가까이 되시는 할아버지들께서는 위와 같이 말씀하시고 나서 저희 부부, 특히 남편에게 한마디 더 하고 가시기도 해요.
자네, 아이들을 잘 키우고 있어서 고맙네.
전에는 마트에 장 보러 갔는데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났습니다. 그분은 저와 아이들이 마트 들어갔을 때 마트입구에 친구로 보이는 분과 대화 중이었어요. 저와 아이들이 함께 마트에 들어가자마자 놀란 표정으로 우리 가족을 계속 뚫어지게 쳐다봅니다.
유럽계라 그런가 싶어서 '흥! 동양계 처음 보시나?'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머리를 더 꼿꼿이 세우고 지나쳤죠. 한창 장보기에 정신없는데 누가 저를 살짝 톡톡 건드리며 "저기요~" 합니다. 그런데 그분이었어요. 그분 말씀이,
아이들이 너무나 예쁘고 행동하는 것도 예뻐요. 이 말을 하지 않고 그냥 갈 수 없어서 말하고 가요.
저는 당황해서, 우잉?!?! 아까 약간 불쾌했던 마음은 눈 녹듯 다 사라지고... ^^
어.... 감사합니다.
타인의 눈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인종에 관계없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직접 다가와 이런 말씀들을 자주 하시는 걸 보면, 저랑 남편이랑 지금 잘 키우고 있는 게 확실히 맞다고 봅니다. 그리고 홈스쿨링하고 있는 제 아이들의 사회성도 잘 발달되고 있는 거고요.
집에서 놀 때는 떠들면서 깔깔대고 (아주 시끄러워요 ㅠㅠ), 공부할 때는 공부하고,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놀 때는 왈가닥처럼 신나게 뛰어노는 아이들. 하지만 도서관, 마트, 식당 등등에서는 또 그에 적합한 행동을 할 줄 알거든요. 꼭 배워야 할 학문적 기본도 잘 다지고 있지만 아주 어릴 때부터 때와 장소를 가릴 줄 아는 적합한 행동과 올바른 사회적 태도도 제대로 배우고 있다고 판단해요. 저희 부부도 아이들도 모두 뿌듯~!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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