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거킹 와퍼 주니어를 먹으며 잠깐 느낀 시대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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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 살 때는 버거킹에 자주 갔었어요. 가격도 적당하고 또 숯불에서 패티를 구운 와퍼의 맛이나 크기가 좋았으니까요. 특히 와퍼 주니어는 주니어란 단어가 무색하게 크기도 좋고 맛도 좋아서 애리놀다가 좋아하던 메뉴였죠. 그런데 2008년 미국 전역에 경제위기가 오고 그러면서 여러 프랜차이즈의 음식 가격도 조금씩 조금씩 오르기 시작하더군요. 애리놀다가 사랑하던 버거킹의 와퍼 주니어는 버거 자체가 가격에 민감한 품목이라 가격이 오르는 대신 크기가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했구요.


이게 다 이해가 되는 건 경제위기로 프랜차이즈 자체의 운영도 어려워서 저렴한 가격의 버거를 판매할 수 없었거든요. 버거를 팔 때마다 프랜차이즈 가맹자들은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이였구요. 그러니 버거 가격 인상 또는 크기의 변화는 피할 수 없는 거죠. 적자를 보면서 판매한다는 자체가 말도 되지 않으니까요.


시애틀에서 피닉스로 이사 온 지도 벌써 6년. 집 근처에 버거킹이 있는데도 이상하게도 잘 가지 않더라구요. 그러다가 어제 처음으로 동네 버거킹에 갔습니다. 오랜만에 갔는데도 여전히 익숙한 그런 분위기. 프랜차이즈 식당은 주가 달라도 각 매장이 비슷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어서 오랜만에 가도 익숙한 느낌을 줘서 그건 좋아요.


간식으로 먹으러 간 것이라서 간단하게 시작하고 더 먹고 싶으면 주문을 더 하기로 했어요. 6식구가 먹으려고 주문한 것은 베이컨 치즈버거 콤보 (베이컨 치즈버거 2개, 스몰 프렌치 프라이즈 1개 + 스몰 소다 1개), 와퍼 주니어 콤보 (와퍼 주니어 2개 + 스몰 프렌치 프라이즈 2개 + 스몰 소다 2개), 와퍼 2개였어요.


베이컨 치즈버거 콤보 (베이컨 치즈버거 2개, 스몰 프렌치 프라이즈 1개 + 스몰 소다 1개)


와퍼 주니어 콤보 (와퍼 주니어 2개 + 스몰 프렌치 프라이즈 2개 + 스몰 소다 2개)와 와퍼 2개


그런데 와퍼 주니어의 크기가 정말정말 더 작아졌더군요. 전에 와퍼 주니어가 작아지기 시작했을 때도 이 정도까지 작지는 않았는데 이젠 아주 귀여운(^^) 크기예요. 진짜 아이들이 먹을 그런 사이즈입니다. 다만 아이들은 이렇게 이것저것 들어간 햄버거를 좋아하지 경향이 있어서, 실제로 아이들이 와퍼 주니어를 많이 선택할 것 같진 않지만요. 아이들은 이상하게도 어른들이 좋아하는 이것저것 충분히 들어간 맛난 햄버거 보다 햄버거 패티 + 햄버거 번 + 케첩 정도의 아주 간단한 햄버거를 좋아해요.


와퍼 (왼쪽) & 와퍼 주니어 (오른쪽)


와퍼는 이제... 예전의 와퍼 주니어의 크기가 되었구요. 미국 예전 와퍼 주니어의 크기가 궁금한 분은 현재의 와퍼 크기를 참고 하면 됩니다. 그렇다면 예전의 와퍼의 크기는... 꽤 컸죠. 미국에서도 이제 예전 와퍼 주니어가 지금의 와퍼 크기였다는 걸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마 20세 이상의 성인일 듯 해요.


원래 와퍼 주니어 2개와 베이컨 치즈버거 2개는 아이들 넷이 나눠 먹는 걸로, 와퍼 2개는 남편이랑 애리놀다가 하나씩 먹는 걸로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첫째가 먹으려고 들고 있는 와퍼 주니어의 아담한 크기를 보니 이 엄마 마음이 짠 해지더군요. 그래서 내 와퍼를 첫째에게 주고, 애리놀다는 첫째의 와퍼 주니어를 가져다 먹었습니다.


와퍼 주니어는 아주 아담한 크기로 변했지만 맛은 여전히 좋았어요. 그리고 요새 애리놀다의 위가 작아졌는지 먹고 나서 그렇게 부족하다는 느낌도 안 들었구요. (아주 긍정적인 현상 ) 프렌치 프라이즈도 먹고 소다도 마시고 그래서 포만감을 느낀 것도 있겠지만요.


미국에 20년 정도 살면서 버거킹의 와퍼와 와퍼 주니어 크기로도 시대가 변했음을, 그리고 세대간 와퍼 크기에 대한 다른 추억을 간직하게 됨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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