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무단 침입자 - 어린 도마뱀붙이 게코

울집 우편함에는 조그만 파충류 종류인 도마뱀붙이들이 삽니다. 영어로는 게코(gecko 또는 gekko)라고 부르구요. 참고로 이 녀석들의 영어명은 멍멍 강아지 코인 개코가 아니라 게코입니다. 개코나 게코나 솔직히 발음상으로는 거의 차이를 못 느끼지만요.

 

전에는 울집 우편함에 도마뱀붙이 2마리 정도가 보였어요. 그런데 작년인가부터는 3마리, 어떤 때는 4마리도 함께 지내는 것 같아요. 날이 더워지는 늦봄부터 어디선가 이사와서 더운 여름 다 지내고, 가을이 깊어지면 또 어디론가 떠나요. 여름에도 낮에는 다른 곳에서 놀다가 어둑해져 시원해지면 울집 우편함으로 돌아와 밤을 지냅니다.

 

왜 어둑해지기만 하면 우편함에서 지내는 건가 생각해 봤는데 우편함 바로 위 현관 전등 때문인 것 같아요. 이 현관 전등덕에 밤에 벌레들이 많이 모이거든요. 곤충이나 거미를 주로 먹는 도마뱀붙이들이니까 우편함 바로 위 현관 전등은 환상적인 뷔페 식당인거죠. 여름에는 녀석들이 여기서 아주 살림을 차리고 삽니다. 보통은 그려려니 하면서 녀석들에게 별로 신경쓰지 않는데 가끔씩은 귀찮다고 느껴지기도 해요. 녀석들이 우편함 안에 응가도 약간 해놓거든요. 적어도 식사 자리와 응가 자리는 구별을 하지... 그래도 도마뱀붙이들이 작고 귀엽게 생겨서 봐주겠쓰~

 

다행히 도마뱀붙이들이 우편함에서만 지내고 집안에는 들어오지 않습니다. 가끔 우편함 내부를 청소하기만 하면 돼요. 개인 사유지를 무단점유당했지만 울 식구들을 아주 귀찮게 하지 않으니까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어요.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우편함에서만 지낸다 이것은 울집 식구들과 도마뱀붙이 간 일종의 무언의 계약같은 거예요. 어찌보면 울집에서 철새같은 도마뱀붙이들을 돌보고 (또는 키우고) 있는지도 몰라요.

 

그런데 하루는 어린 도마뱀붙이 하나가 집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녀석이 아직 너무 어려서 서로간 무언의 계약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거죠.

아직 어리니까 용서해 주마!

 

집안으로 들어온 철없는 어린 도마뱀붙이는 들어왔으면 곱게 나갈 것이지 또 실수로 싱크대에 빠져 버렸습니다. 보통은 사람을 보거나 기척을 느끼면 알아서 빨리 도망가는데 싱크대가 미끄러웠는지 빠져 나오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남편이 아이들에게 셋째의 보물인 벌레잡이통을 가져오라고 부탁했어요. 그 통을 가지고 조심조심 어린 도마뱀붙이를 통 안에 들어가게 했습니다. 도마뱀붙이가 겁나면 꼬리를 떼고 도망가거든요. 잘린 꼬리는 다시 자란다고 하지만 다시 나온다고 해도 모양새도 그렇고 좀 불쌍하잖아요.

 

몇 년 전 아이들 목욕하는데 도마뱀붙이 한마리가 욕실천장에서 뚝 떨어진 적이 있어요. 남편이 조심스레 밖으로 보내주려고 했더니만 그 도마뱀붙이 녀석은 성질이 엄청 급해서 꼬리를 떼고 도망갔답니다. 울 식구들이 그 녀석을 잡아먹으려는 것도 아닌데 엄청 오버하더라구요.

 

그래서 이번에는 아주 조심조심. 드디어 통 안에 안전하게 넣는데 성공했습니다. 통에 잘 집어 넣은 기념으로 사진 몇 방 찍어주고 밖으로 내보내줬어요.

 

어린 도마뱀붙이.

가까이서 보니까 귀엽죠?

 

어린 도마뱀붙이를 넣은 이 벌레잡이통은 셋째가 몇년 전 도서관 읽기 프로그램의 상으로 받은 것이예요. 이 벌레잡이통이 여러 모로 요긴하게 잘 쓰이고 있습니다. 이 통으로 벌레도 잡고, 거미도 잡고, 이렇게 도마뱀붙이도 잡아 보고...

 

어린 도마뱀붙이였지만 이번에 교훈을 얻었으니 다음엔 집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집에 또 실수로 들어오면 조심스레 잡아서 밖으로 잘 내보내주기로 하죠. 아니면 "휘이~!" 손져으며 소리쳐서 놀라 도망가게 할 수도 있구요. 도마뱀붙이는 잘 떠나고, 녀석이 머물다 간 빈자리는 혹시나 해서 라이솔(Lysol)로 소독을 해줬습니다. 도마뱀붙이는 식중독을 일으킬 수도 있는 살모넬라균을 보유할 수도 있는데, 녀석이 거기에 주방 싱크대에서 헤매고 있었으니 당연히 소독을 하는 게 좋으니까요. 도마뱀붙이는 살모넬라균을 보유할 수도 있으니까 일부러 만지지 않는 게 좋습니다. 도마뱀붙이를 손으로 만지게 되면 손을 잘 씻구요.

 

이번에 울 집안으로 들어온 것이나 우편함 안팎에서 뷔페 식사를 즐기는 녀석들은 아마도 Mediterranean Gecko (학명: Hemidactylus turcicus, 직역: 지중해 도마뱀붙이)같아요. 울집 근처에 사는 도마뱀붙이들은 길이가 보통 10~13cm 정도 하는 작은 종류입니다. 아래 위키피디아에 있는 지중해 도마뱀붙이 사진을 가져왔는데 애리놀다가 찍은 사진하고 아주 비슷해요. (자부심 느껴짐. 뿌듯! )

 

Mediterranean Gecko (사진출처: Wikipedia)

 

여기서 잠깐

도마뱀붙이(gecko 또는 gekko)란?

 

도마뱀붙이류 (브리태니커 발췌)

몸은 작고 야행성이다. 연한 피부에 몸은 짧고 강하며, 머리가 크다. 연약한 다리에는 흡반이 달린 발가락들이 있다. 몸길이는 꼬리를 포함해 대개 3~15㎝ 정도이다. 사막에서 밀림에 이르기까지 적응해서 살고 있으며 많은 종들이 사람의 주거지역에서 산다. 곤충을 주로 먹는다.

 

도마뱀붙이 (한국어 위키백과 발췌)

도마뱀붙이는 도마뱀붙이과의 파충류이다. 도마뱀과 비슷한데, 몸길이는 12cm 내외이다. 배는 암회색이고 검은색의 반점 이 몸통에서 꼬리 끝까지 불규칙하게 있다. 인가 부근에 살며 천장•벽 위에 있는 곤충•거미 등을 잡아먹는다. 도마뱀과는 달리 주로 밤에 활동하는데, 몸은 짧고 평평하며, 작은 혹 같은 비늘로 덮여 있다. 네 발은 나무와 큰 돌 위를 오르기에 적당하며, 각 발가락의 끝에는 판과 발톱이 있다. 발가락 판에는 거친 표면에 붙일 수 있는머리카락 같은 수천 개의 강모가 있다. 꼬리가 잘 절단되나 금방 재생되고 작은 소리로 운다. 암컷은 대개 한 번에 두개의 알을 낳는다. 독이 없고, 따뜻한 기후에서 산다.

 

지중해 도마뱀붙이는 지중해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녀석들이라서 이름도 이렇게 지어졌는데 전세계 여기저기 퍼지게 되었다네요. 그래서 지중해에서 아주 먼 미국 애리조나 주에도 지중해 도마뱀붙이가 살고 있습니다. 애리놀다가 찍은 도마뱀붙이는 어린 녀석이라 크기가 6cm 정도 되었던 것 같아요. 도마뱀은 크기도 하고 좀 징그러운 느낌이 나는 파충류지만, 작은 크기인 도마뱀붙이 종류는 작아서 그런지 귀여운 구석이 있는 외모예요. 그래서 이렇게 이웃하며 함께 살면서도 큰 거부감이 없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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