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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오늘 하루

외로운 비둘기, 또는 요양 중인 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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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동네 비둘기는 겁이 없다. 차가 다가와도 겁을 상실한 채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들이민다. 그리고 몇 박자를 후에 엇박자로 날아가는 녀석들.

 

쟤들이 왜 저러나 싶기도 할 정도다. 저리 엇박자로 움직이니 가끔 쿵쾅되어 로드킬 당하기도 해서 저승으로 가는 비둘기도 있는 듯하다. 이 녀석들은 사람들이 일부러 해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더 겁도 없고 쓸데없는 곳에서 용감해진 것으로 보인다.

 

(작가: Alexas_Fotos, 이미지 출처: pixabay.com)

 

언젠가 낮에 매가 주변을 맴돌며 날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정말 주위가 모두 조용했다. 나도 생존이 달린 이 긴급상황이 자연스레 느껴질 정도로 주변의 모든 비둘기들이 초긴장 상태였었다. 이걸 보면 겁상실 울동네 비둘기들에게도 생존에 대한 긴장과 공포심은 분명히 있다.

 

비둘기들이 사람이나 자동차를 겁내지 않는 걸 보면 우리네 인간들이 잘해주기는 하는 거다. 하긴 비둘기까지 잡아먹을 정도로 허기진 사람이 거의 없기도 하다.

 

울동네 비둘기들은 평정심을 유지하는 일인자들이다. 자동차가 바로 앞으로 다가와도 자기 할 일을 꾸준히 하는 겁상실 동네 비둘기만 보다가 기특한 녀석을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발견했다.

 

 

쉬고 있는 것인지 몸이 안 좋아서 요양 중인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차가 지나다니는 쪽에 앉아 있진 않는다. 몸이 안 좋으면 우선 안전한 곳에 있는 게 최고다.

 

 

나름 안전한 곳을 찾아 앉아있으니 똘똘하게 느껴진다. 주차장 저 뒤 쪽에 더 안전한 공터가 있지만 이 정도도 좋다. 그리고 떨어진 음식도 이곳에 더 많을 수 있다.

 

 

아래 이 녀석은 위의 쉬는지 요양 중인지 하는 똘똘한 비둘기 옆에서 서성이며 보호하는 듯해 보였다. 내가 다가가니까 반대방향으로 걸어간다. 괜히 친구를 (또는 연인을) 잘 보호하고 있는 아이를 겁주는 것 같아서 더 이상 다가가지 않았다. 내가 멀어지니까 다시 친구에게 다가간다.

 

 

동물도 저렇게 똘똘하게 자기 안전을 찾고 또 친구를 아끼는 모습을 보면 기특하고 이쁘다.

 

울집 달코미도 나와 함께 한마디,

 

기특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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