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5년 6월 11일
얼마 전 피닉스가 속한 매리코파 카운티의 도서관 여름 독서 프로그램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이 독서 프로그램은 어린이뿐 아니라 10대, 그리고 어른도 모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그러니까 매리코파에 살고 있는 모든 주민들에게 독서습관을 키워주고 독서를 즐기게 하기 위한 것이죠. 참여하는 것도 아주 쉬워서 500 포인트를 (500분 읽기) 만들기만 하면 무료책을 상으로 줍니다. (무료책... 으흐흐흐~)
이 프로그램은 6월 1일부터 시작되었는데 첫째와 둘째는 (만 12세 & 만 9세) 500 포인트 넘긴 지가 한참 전이여서 이미 무료책을 주문했어요. 셋째(만 7세)는 오늘 500 포인트 넘겨서 무료책 주문을 했고, 넷째 막둥이는 (만 5세) 아마 이번 주말까지 500 포인트를 넘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냥이야, 너도 책 읽자!
아이들도 다 신나게 참여하는 여름 독서 프로그램인데 엄마가 돼서 바라만 볼 수 없다! 저도 지금 이 여름 독서 프로그램 참여 중이예요. 매일 읽지는 않고 내킬 때 조금씩 읽고 있어요. 피닉스 학교들의 여름방학이 지난 5월 25일부터 시작해서 홈스쿨링하는 울집도 방학을 했거든요. 방학을 해도 아이들 넷의 끼니 챙기고 뭐 그러느라고 홈스쿨링 엄마인 제 생활은 별 차이가 없지만, 그래도 조금 여유가 있어졌죠.
지금 미국과 영국 작가들의 단편소설을 주로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지난주 500 포인트 가뿐히 넘겨서 무료책 주문했고요. 나중에 우편으로 책을 받으면 포스팅으로 올릴게요. ^^
제가 여름 독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요 며칠간 읽은 책의 일부입니다. 대부분이 단편소설이라서 금방 읽을 수 있었어요.
영국 작품
1. Le Morte d'Arthur (일부) by Sir Thomas Malory
1485년 출판된 것으로 토마스 맬러리 경 (Sir Thomas Malory)이 썼다고 믿어지는데, 아더왕 (King Arthur), 귀네비어 왕비 (Queen Guinevere), 원탁의 기사들 (Knights of the Round Table)의 전설을 토대로 한 이야기입니다. 아더왕에 관한 전설이야 너무나 유명해서 어릴 때 이미 여러번 읽었지만 호기심에서 일부분을 읽어 봤어요.
2. The Rocking-Horse Winner by D. H. Lawrence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작가가 이야기를 끌고가는 힘이 강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소재도 독특했고요. 결말이 대충 감이 잡혔지만 긴장감으로 끝까지 읽고 싶은 강한 자극을 유지하게 하더군요. 작가명을 살펴보지 않고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서 보니까 D. H. 로렌스 (D. H. Lawrence)의 작품입니다.
혹시 "채털리 부인의 연인"으로 번역된 "Lady Chatterley's Lover"를 기억하시나요? D. H. 로렌스가 그 소설을 쓴 작가세요. 저는 D. H. 로렌스의 작품을 원문으로 읽은 건 이번이 처음인데 글 정말 잘 쓰시네요. 다른 작품도 읽고 싶게끔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그런 문체 및 이야기 전개였습니다. "The Rocking-Horse Winner"에서는 "채털리 부인의 연인"에서 처럼 외설시비가 될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따라서 이 단편소설에서 이상한 기대를 하는 분이 없기를 바랍니다. ^^
(아... "채털리 부인의 연인"과 비슷한 기대를 하도록 "The Rocking-Horse Winner"에 대한 설명을 했어야 했는데 하고 지금 후회하고 있어요. 그럼 이 소설을 두근두근하는 마음으로 읽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이 생겼을지도 모르는데... 앗, 제 실수~!)
3. The Demon Lover by Elizabeth Bowen
서스펜스가 강한 소설이예요. 끝이 열린 결말로 끝나서 독자들이 그 이후의 상황을 상상하게 합니다. 처음에는 제가 읽은 부분이 단편소설 중 일부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끝까지 다 읽으려고 도서관에서 빌리려고 했더니만 읽은 그 부분까지로 진짜 끝. 지금 혼자 결말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폅니다. 그런데 약간 무서운 쪽으로...
4. A Shocking Accident by Graham Greene
이 단편소설은 주인공 아버지에게 벌어진 상황이 비극인데 그게 너무 황당해서 사람들을 웃게 해요. 그리고 역시... 비슷한 사고방식이 있고 통하는 바가 있는 진정한 배필은 따로 있다는 생각입니다.
5. Miss Youghal's Sais by Rudyard Kipling
러디어드 키플링 (Rudyard Kipling)은 "정글북 (The Jungle Book)"으로 유명한 작가죠. 대영제국의 식민지였던 인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좋은 추억을 가졌기 때문에 영국보다 인도를 더 사랑하는, 그리고 인도가 더 친숙한 분입니다. 하지만 키플링은 영국의 제국주의 옹호자라는 비판도 많이 받고 있어요. (그런데 이건 너무 현대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듬.)
제가 이번에 읽은 키플링의 단편소설 "Miss Youghal's Sais"는 귀엽고 재밌는 이야기입니다. 읽으면서 부드러운 미소가 떠나지 않게 해요. 사랑은 역시 어떤 변화도 가능하게 합니다.
6. Tobermory by Saki
Saki는 필명이고 이 작가의 본명은 Hector Hugh Munro입니다. 단편소설 "Tobermory" 정말 재밌어요. 다 읽고 나서 "우~ 하하하!" 엄청 크게 웃었습니다. 어쩜 이렇게 재밌게 이야기를 전개하고 결말까지 재밌는지... 읽고 나서 제가 혼자서 막 웃으니까 첫째와 둘째가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묻더군요. 그래서 "Tobermory"를 읽어보라고 했지요. 읽고나더니 다들 너무 재밌대요. 셋이서 내용 이야기하면서 깔깔 웃었습니다.
7. Pygmalion by George Bernard Shaw
아일랜드 출신 조지 버나드 쇼 (Geroge Bernard Shaw)는 희곡, 소설, 수필 등의 작가로 유명한 분이시죠. 저는 조지 버나드 쇼의 가장 유명한 희곡 "Pygmalion"을 읽고 있는데 재밌어요. 조지 버나드 쇼는 이 희곡을 통해 사회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개인이 사용하는 억양 및 어휘로 사회속 계층이 구분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영국 남부 교육받은 사람들이 쓰는 영어를 영국 표준영어 발음으로 여기는데 이것을 Received Pronunciation (RP)이라고 합니다. 주로 중상류 화이트 칼라층이 사용하는 억양이죠. BBC 아나운서들이 사용하는 억양도 바로 RP입니다. 영국 여왕이 사용하는 억양을 딱히 RP라고 동일시는 할 수 없는데, 그래도 많이들 RP를 Queen's English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영국 수도 런던에는 블루 칼라층이 사용하는 Cockney 억양이 또 있어요. RP와 Cockney 두 억양에 대한 배경을 알면 "Pygmalion"을 이해하기 좋죠.
혹시 두 억양의 차이점을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한국어 블로그에서도 많이 다룬 것 같던데 거기서 조사를 하셔도 될 것 같구요. 그런데 영어권에 관련된 자료는 되도록 영어로 찾아서 읽고 이해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이 희곡이 발표된 것이 1913. 그러니까 100년이 좀 넘었는데 영국 런던에서의 이 두 억양의 차이점 그리고 이를 통한 계층구별은 현대에도 여전해요. 희곡 "Pygmalion"은 조지 버나드 쇼 사후에 뮤지컬과 영화로도 만들어졌습니다. 영화는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유명한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인데 이 영화도 아주 유명하지요.
미국 작품
1. The Autobiography of Benjamin Franklin (일부) by Benjamin Franklin
미국 건국의 아버지 중 한분이자 출판가, 발명가, 외교관 등등으로 명성을 떨친 벤자민 프랭클린 (Benjamin Franklin)의 자서전 일부분을 읽었습니다. 뭐 이분의 인생이나 업적은 이미 전에 다 읽긴 했지만 나름 괜찮았어요.
2. To Build a Fire by Jack London
잭 런던 (Jack London)의 작품 중에는 그가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참가했던 캐나다 클란다이크 골드러쉬 (Klondike Gold Rush) 경험을 토대로 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To Build a Fire"도 그 골드러시 중 일어났을 법한 이야기를 단편으로 쓴 것이고요. 잭 런던은 클란다이크 골드러쉬로는 돈을 못 벌었어요. 하지만 나중에 미국으로 돌아와 소설을 쓰고 유명작가가 되어 백만장자가 된 분이지요. 그런데 이분의 문제는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늘 더 많았다는 사실.
저는 한국에 살 때는 잭 런던의 작품을 잘 몰랐고, 미국이민 와서 알았어요. 그래서 한국어로 번역된 한국어판은 어떤 느낌인지 전혀 모르겠네요. 이분도 글 잘 쓰세요.
3. The Bridal Party by F. Scott Fitzgerald
F. 스콧 피츠제럴드 (F. Scott Fitzgerald)는 "위대한 개츠비(The Great Gatsby)"를 쓴 작가예요. "위대한 개츠비"는 읽어보지 않았더라도 대부분 이 소설 제목 정도는 들어봤을 거예요. 피츠제럴드는 주로 1920년대 미국과 유럽 부유층의 이야기를 소설의 주제로 했어요. 단편소설 "The Bridal Party"도 그런 주제를 따랐고요.
"위대한 개츠비"의 성공으로 상당한 부를 얻었지만 이분도 엄청 낭비를 하셨다네요. 길지 않은 44년 인생을 살다 가셨는데 인생말년에는 재정적 어려움과 이로 인한 아내의 신경쇠약, 그리고 피츠제럴드 본인의 알코올중독 등 문제를 겪으셨답니다.
4. In Another Country by Ernest Hemingway
1차 세계대전 중 이태리 밀라노가 배경인데 헤밍웨이 (Hemingway)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단편소설이예요. 그런데 제가 어릴 때 한국어판으로 헤밍웨이의 작품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For Whom the Bell Tolls)", "노인과 바다 (The Old Man and the Sea)" 등을 읽으면서는 못 느꼈는데 헤밍웨이의 문체가 참 좋네요. 문체가 저랑 잘 맞고 읽으면서 가슴 깊게 느껴지게 하는 그 무엇이 있다고 할까... "In Another Country"가 맘에 들어서 헤밍웨이의 다른 단편들도 읽으려고 도서관에 헤밍웨이 단편집을 주문해 놓았습니다.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참가할 수 있는 도서관 여름 독서 프로그램 덕에 부모들도 더 열심히 책을 읽고 상으로 무료책도 받고. 여러모로 긍정적인 도서관 프로그램입니다. 제가 이러니 피닉스시와 매리코파 카운티의 도서관 시스템을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리고 요 며칠 맘 잡고 여러 책을 읽었더니 저는 더 똑똑해진 느낌~!
* 사진 출처: pixabay.com & 책 이미지 출처: amaz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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