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3년 9월 5일
요즘 첫째는 (만 11세) 수요일 빼고 하루에 한 시간씩 세계사 공부를 혼자 합니다. 저는 한 과가 끝나면 아이가 노트 정리 한 것을 확인해 보고 질문으로 이해도를 확인한 후, 시간대별로 주요 사건과 관련 인물들을 정리해 주고요.
역사공부는 주요 사건이나 인물 등에 대해서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건의 흐름 및 왜 그런 일들이 발생했는지에 대한 인과관계 파악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역사를 공부해야 현 사회와도 연결이 되고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요.
제가 역사에 관심이 많은 지라 첫째가 열심히 정리하고 있는 걸 보니 뿌듯한 마음이 막 올라옵니다. 첫째의 시간표 상 세계사가 오늘 하루 중 마지막 공부였습니다. 자유공부 시간*이 되기 전 첫째가 휴식시간을 갖고 있길래 오늘 세계사 어느 부분을 공부했는지 물어봤습니다. 지금 고대 그리스 역사 공부 중이고 알렉산더 대왕 시기까지 공부했다더군요. 그러자 이 엄마가 신이 나서 크레타 문명부터 떠들기 시작합니다.
* 하루 정규 수업을 1시 50분까지 다 끝내고 2시~3시까지 마음대로 하고 싶은 공부를 하는 자유공부 시간을 갖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하고 싶으면 그걸 하고, 책을 읽고 싶으면 읽어도 되고, 특정 자료를 찾고 싶으면 그걸 해도 되고 이 1시간 동안은 아이들 자유에 맡깁니다.
신난 엄마는 첫째의 교재를 가져다 교재 속 관련 지도들을 찾아가며 이것저것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지요. 중간중간 첫째에게 질문을 했는데 아주 잘 알고 있더군요. 더 상세한 것은 계속 공부를 해가며 살을 붙여야 되겠지만, 지금 수준도 아주 만족스러워서 한껏 고무된 엄마는 점점 말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엄마가 너무 신나서 흥분했다는 점이죠. 간단히 시작한 역사이야기인데 어쩌다 알렉산더 대왕 이후로 넘어가고, 계속 흘러 흘러 고대 로마 아우구스투스를 지나 아우구스투스 자손으로 마지막 황제가 되는 네로까지 넘어갔답니다.
첫째가 잘 듣고 있길래 그저 신났던 엄마는 (에공~~ ^^) 시간 가는 줄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네로 황제에 들어가니까 첫째가 피곤해 보이기 시작합니다.
나: 괜찮니? 피곤해 보인다.
첫째: 괜찮아요, 엄마. 그런데 지금 2시간째 말씀 중인 건 아세요?
나: 2시간??? 진짜? 언제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다냐??? ㅠㅠ
제가 심하게 오버를 했더군요. 흑~
나: 미안하다, 첫째야.
첫째는 제게 씨~익 웃어주고... 저 혼자 신나서 첫째의 자유공부 시간과 하루 수업 끝나고 노는 시간까지 잡아먹어 버렸네요. 첫째에게 너무 미안해서 좋아하는 그래픽 디자인을 마음껏 즐기라고 하고, 저는 조용히 소파에 앉아 깨갱~. 저는 신나서 흥분하면 정말 NEVER 안 돼요...
첫째야, 엄마가 오늘은 정말 미안~~! ^^ 다음에는 오버하지 않도록 조절할게.
* 인물 이미지 출처: 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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