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12월 12일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올린 것을 재 포스팅합니다.
"Jesus Henry Christ"는 동화 같은 느낌의 영화입니다. 하지만 평이 극을 달리는 걸 보니까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로 보입니다. 제 의견은 "호"여서 아주 좋았어요. 근래 본 영화 중에서 제일 맘에 들었으니까요.
이 포스팅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화같은 전개라서 황당한 상황도 있고 상황 상 비극적인데도 어이없어서 웃음이 터지게 하고 그렇습니다. 어릴 때 어이없는 사고로 어머니를 잃고, 또 다른 황당 + 멍청한 사고로 쌍둥이 오빠 둘도 잃고, 막내 오빠는 병으로 잃고, 큰 오빠는 이런 집 분위기가 싫어 10대 말에 집을 나가고. 갓 10살이 된 패트리샤 (Patricia)는 손하나 까딱하지 않는 아버지를 모시며 살게 됩니다.
아버지는 (나중에 주인공 헨리의 할아버지) 나쁜 분은 절대 아니에요. 다만 어린 딸이 모든 집안일을 다 해야 한다는 것에 감이 없을 뿐이죠. 그럼 아버지로서는 나쁜 거긴 하네요.
어른이 되어 인생을 살다가 자식을 갖고 싶었던 패트리샤는 (Toni Collette 분) 정자은행에서 정자를 받아 인공수정으로 아들을 낳았습니다. 그 아이가 바로 헨리 (Henry). 헨리는 생후 8개월인가부터 완벽한 문장으로 말을 하던 천재예요. 그리고 엄청난 기억력의 소유자고요.
일부 천재적 기억력을 가진 사람들이 사진 같은 기억력을 가졌다고 하는데 헨리는 동영상적 기억력을 가졌습니다. 본 모든 것을 비디오 돌리듯이 동영상으로 기억하고 잊어버리지도 않습니다.
10살이 된 헨리는 (Jason Spevack 분) 할아버지 도움으로 배다른 누나를 만나게 되고 이로인해 정자기증자인 생물학적 아버지도 만나게 됩니다. 생물학적 아버지는 대학교수 (Michael Sheen 분)입니다.
헨리의 생물학적 아버지인 교수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합니다. 자기 딸 오드리 (Audrey, Samantha Weinstein 분)까지 그 연구대상으로 삼았어요. 어릴 때부터 남녀 성에 대한 편견이 없는 환경에서 딸을 키우며 딸에게 심리적인 실험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책으로 써서 출판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책을 출판한 당시 그 딸의 나이가 12살이었다는 점이죠. (누가 아무리 정당화해도 이 책 출판은 교수아버지의 학자적 이기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그 책 때문에 딸이 학교에서 당하는 많은 놀림과 괴롭힘은 말도 못하죠. 이 교수 아버지가 자식의 인생을 고려하지 않고 학문의 열정으로 정당화하는 지독한 이기주의자가 아니라면, 학문과 연구만 알던 지독히 순진한 바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 아버지를 순진한 바보로 보려고 합니다. 안 그러면 누가 뭐라고 정당화해도 완전히 미친 아빠니까....
딸의 성장에 대한 책을 출판한 후 후회막심인 교수 아버지와 학교에서 괴롭힘 당하고 있는 누나는 헨리와 헨리의 엄마 패트리샤와의 만남을 통해 나름의 관계를 형성하고 진정한 행복을 함께 찾아가게 됩니다. 차갑기만 하던 오드리도 헨리를 통해 감정교류와 따듯함을 느끼게 되고, 교수 아버지도 자식이 연구대상이 아닌 인격을 가진 개인이라는 걸 깨달아 가구요.
물론 헨리에게도 아버지와 누나가 생겼으니 좋습니다. 헨리 엄마 패트리샤도 과거 엄머의 죽음이 준 트라우마를 함께 극복할 수 있어 보입니다. 그런데 헨리에게는 새로운 가족이 생기니까 사랑한 가족 하나가 떠나는 아픔을 겪게 되네요.
영화 제목 "Jesus Henry Christ", 즉 예수 헨리 그리스도란 이름을 누가 헨리에게 붙여줬는지는 영화 끝 부분쯤에 알게 됩니다. 하지만 영화 제목과는 달리 기독교적인 내용은 전혀 없고요. 저에게 이 영화는 동화적인 감성을 일으키는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에 대해서 평이 극과 극을 달리기 때문에 다른 분들이 이 영화를 본 후 어떤 느낌을 얻게 될 지 장담은 못하겠어요. 저와 비슷하게 또는 정반대로 이 영화를 느낄 수 있지만 독특한 영화를 좋아한다면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고 생각돼요. 저는 독특한 이야기 전개와 중간중간 끼어있는 코미디적 상황이 아주 좋았습니다.
* 사진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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