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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오늘 하루

오늘은 우리집 앞이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 ^^

* 이 포스팅은 2015년 1월 다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인데 옮겨서 다시 포스팅합니다.


울집 아이들 넷은 동네 공원 놀이터에서 논다고 먼저 나가고 애리놀다는 천천히 준비를 하고 산책을 나갔습니다. 나가서 보니까 울집 아이들과 아이들 친구들은 놀이터에서 다들 정신없이 놀고 있어요. 노는 아이들을 간간히 살펴보면서 애리놀다도 산책을 했습니다. 오늘 피닉스 기온은 화씨 75도(섭씨 24도)로 구름이 약간 끼긴 했지만 야외활동하기에는 좋은 날씨였어요. 지금 1월 중순을 지나 하순으로 넘어가는데 이런 기온은 미국 타지역과 비교해 환상이나 마찬가지죠. 피닉스의 겨울은 현재 쾌적합니다.


한 40분여 공원을 빙빙돌며 산책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아이들이 이번엔 집 앞에서 비누방울과 분필을 가지고 놀고 싶대요. 그래서 집 앞에서 놀기로 했어요. 이제 아이들은 작은통에 덜어 준 비누방울 비눗물과 분필통(두꺼운 왕 분필이예요)을 들고 나가 신나게 놀기 시작합니다. 비누방울도 불고 산책로에 그림도 그리고 웃는 소리가 한가득입니다.


그런데 울집 아이들 넷이 함께 놀고 있으면 이게 또 동네 아이들에게는 재밌어 보이거든요. 동네 아이들 하나둘씩 울집 앞으로 몰려 옵니다. 모두들 함께 키득키득 거리며 분필로 그림 그리고, 비누방울 불고 재미들이 나셨어요. 집 창문을 열고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으면 집안에 있었는데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소리, 웃는 소리가 참 이뻐요. 커피 한잔 가져다가 마시면서 아이들이 만드는 이 아름다운 소리를 들으며 블로그질을 하고 있었죠. 이런 여유가 무엇과도 바꾸지 않고 싶을만큼 정말 좋아요.


하도 재밌게 놀길래 한번 살짝 나가봤어요. 울집 아이들과 동네 아이들이 함께 산책로를 이미 멋진 스케치북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더군요.


위에 곱셈도 살짝 보이네요. 셋째가 (만 7세) 곱셈을 12단까지 다 외운지 좀 되었거든요.

그래서 곱셈이 너무 좋은가 봐요. 6x7=42, 6x9=54... 몇 개를 썼군요. ^^




한쪽에는 합스카치(hopscotch)를 그린 것도 있습니다.

어릴 때 한국에서 비슷한 걸 하고 놀았는데 그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요.... ^^


비누방울 덜어 놓는 접시와 방울 부는 막대들.

접시 옆에 막둥이 넷째가 (만 5세) 그린 고양이가 있네요.

막둥이 고양이는 이런 모습이라서 이 엄마가 금방 알아채죠.


이건 5살 동네 친구 제나가 그린 그림입니다.

선을 이용해 단순함의 미학을 잘 살린 작품이 되겠습니다. ^^


아래 그림에서 앞에 웃고 있는 고양이는 셋째가 그린 것이고, 바로 뒤는 첫째가 강아지 하나를 그린 것입니다. 그런데 동네 개구장이 5살 지미가 그 위에 노란 분필로 낙서를 해놨어요. 오른쪽 위를 보면 둘째가 1/3을 소수로 바꾼 것이 있습니다. 만 9살 둘째가 동네친구 10살짜리 5학년 에디에게 1/3을 소숫점으로 전환하면 0.333.....으로 3이 무한히 반복된다고 보여 주면서 무한소수에 대해서 설명했답니다.



그림을 보다가 π가 있는 것을 발견. 그래서 반대편으로 돌아가 다시 살펴봤습니다.



진짜 π 맞네요. 거기에 원도 그려있고 설명을 한 듯한 흔적도 보이고...



그래서 첫째와 둘째에게 물어 봤죠. 큰 아이들 말이 에디가 π를 모르길래 첫째가 (만 12세) 그림을 그리면서 π는 원주율, 즉 원둘레(circumference)와 원지름(d 또는 2r)의 비율이라고 설명해 줬대요. 그리고 원둘레를 원지름으로 나누면 되니까 π=C/2r이고, 고로 원지름을 알고 있을때 원둘레를 계산하려면 2πr로 계산하면 된다(C=2πr)라고도 가르쳐 줬다고 하네요. π는 순환하지 않는 무한소수로 적어도 3.14159까지만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라고도 설명했다고 하구요. 울집 아이들은 나가서 놀면서도 바쁩니다. 큭큭.


제나는 분필로 그림을 좀 그리다 자기집으로 달려가더니 태블릿 하나를 들고 돌아왔어요.



제나가 가져온 태블릿은 어린이용으로 일반 태블릿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색으로 프레임을 입힌 겁니다. 디자인이나 색이 딱 아이들이 좋아할 그런 거예요. 친구가 들고온 태블릿에 호기심이 생긴 셋째랑 막둥이 넷째는 제나 양쪽으로 앉아서 함께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울집에 태블릿이 없는 것처럼.... 그런데 울집에도 태블릿이 3개나 있거든요. 다만 제나 것 같은 어린이용 태블릿은 없구요. 집에 있는 게 어린이용보다 성능이 더 좋은 것들이고 또 그걸로 매일 마인크래프트도 게임하고 영화와 애니메이션도 보면서도 제나의 어린이용 태블릿에 정신없이 빠져있어요.


그렇다고 이 아이들이 보던 영화가 아주 재밌는 것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예요. 혹시 1982년에 나온 뮤지컬 영화 "애니(Annie)"를 기억하나요? 그걸 보고 있었어요. "애니"가 울집 아이들의 혼을 쏙 빼앗을 정도로 재밌는 영화는 아니였던 것 같은데...


애니 (사진출처: Google Images)


셋째와 넷째 막둥이가 제나와 함께 태블릿에서 "애니"를 정신없이 보는 모습도 귀여웠지만, 한편으로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동서고금의 속담이 다시금 맞구나 싶더군요.


남의 떡이 크다.


이걸 영어권에서는 이렇게 표현하죠.


The grass is always greener on the other side of the fence.


어찌하다가 "애니"까지 이야기가 나갔으니 이 포스팅 떠나시기 전에 노래 하나 듣고 가시어요. "애니"가 뮤지컬 영화라서 여러 노래들이 나오는데 "Tomorrow"가 아주 유명해요. 아마 이 영화 처음과 마지막도 이 노래로 장식되었을 거예요. 아래 "Tomorrow" 붙였으니까 듣고 가세요. 애리놀다는 친절하니까 이런 노래 서비스는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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