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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시애틀-피닉스

Day 7: 2011년 이사여행 네바다 라스 베가스 → 애리조나 피닉스

*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2년 12월 29일
* 2011년 어린아이들 넷을 데리고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애리조나 주 피닉스로 이사여행하며 찍은 사진과 이야기의 기록입니다.

 

Day 7

여행일: 2011년 5월 6일

경로: 네바다 라스 베가스 (Las Vegas, NV) → 애리조나 피닉스 (Phoenix, AZ)

여행거리: 약 301마일 (약 484km)

여행시간: 약 6시간 (운전시간 5시간 30분 + 휴식시간 30분 정도)

여행자: 어른 3명과 어린이 4명 (9세, 6세, 4세, 1세 - 만 나이)

 

Note

드디어 최종 목적지 피닉스에 도착하는 날! 전반적으로 힘들지 않게 찾아갈 수 있는 경로임. 라스 베가스에서 인터스테이트 I-15, I-215를 거쳐 국도 US-93을 타고 애리조나 위컨버그 (Wickenburg, AZ)까지 내려가서 국도 US-60로 갈아타면 됨. US-60를 타고 피닉스까지 들어가도 되지만 신호등이 많아 계속 가다 서다 해야 하므로 애리조나 주도 AZ-74를 타고 인터스테이트 I-17를 통해 피닉스로 들어가면 훨씬 더 편리함.

 

 

드디어 "라스 베가스를 떠나며..." 날입니다. 최종 목적지인 피닉스로 들어가는 날이라 울 식구들 모두에게 흥분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길을 떠나며 프리만트 스트리트 (Fremont Street)에게 안녕 인사를 보냅니다.

잘 있거라, 프리만트 스트리트야~~

 

 

I-15을 타니 라스 베가스 스트립 (Las Vegas Strip)의 상징물 격인 스트래토스피어 (Stratosphere)가 저 멀리 보입니다.

 

 

라스 베가스 외곽 쪽으로 나가니 이런 주택가들이 나타납니다. 라스 베가스와 현재 사는 피닉스 둘 다 사막의 건조한 지역이라서 주택의 모습이 전반적으로 상당히 비슷합니다.

 

 

 

US-93에 타고 들어가 애리조나 경계에 도착하면 유명한 후버댐 (Hoover Dam)이 기다립니다. 1920년대 경제공황기에 루즈벨트 (Roosevelt) 대통령이 경제공황을 이기고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뉴딜 (New Deal) 정책의 일환으로 건설한 댐이라고 배운 그 후버댐 맞습니다.

 

도로에서 보이는 저 호수는 아마 미드 호수 (Lake Mead)일 거예요. 후버댐이 만들어지면서 가둔 물로 이뤄진 인공 호수입니다. 지나가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건조한 지역에서 며칠 운전했더니 차에 먼지가 참 많이 덮였어요. 일부 사진은 얼룩이 보입니다.

 

 

그랜드 캐년 (Grand Canyon)까지는 아니지만 약간 그런 느낌이 좀 나는 풍경도 있어요. 콜로라도강 (Colorado River)이 만든 골짜기 블랙 캐년 (Black Canyon)이 이 근처에 있어서 그렇습니다.

 

 

블랙 캐년의 콜로라도강을 막아 건설한 수력발전소/댐이 후버댐이에요. 유명한 그랜드 캐년을 지난 콜로라도강의 물은 이 블랙 캐년으로 들어오고 이게 미드 호수가 됩니다. 후버댐에서는  네바다, 애리조나 그리고 캘리포니아에 걸쳐 전기를 공급합니다. 그래서 이 주변에는 많은 전력탑이 보입니다.

 

애리조나 경계에 진입하기 바로 전에 후버댐으로 향하는 길의 표지판이 있었어요. 울집의 목적지는 피닉스라서 후버댐은 패스하고 지나갔습니다.

 

후버댐 근처를 지나자마자 이제 애리조나로 따단~ 들어갑니다. 아직 한참을 더 가야 피닉스에 도착하지만 목적지가 속한 애리조나로 진입하니까 거의 다 온 느낌입니다. 너무 기분 좋았어요.

 

북서부 애리조나도 네바다와 마찬가지로 건조한 환경은 거의 같습니다. 다만 애리조나로 진입하자마자 더 많은 식물군들이 보이는 것 같았어요. 키가 작은 나무들이나 수풀들이 많이 눈에 뜨입니다. 하지만 피닉스로 가까워질수록 다시 건조해져서 수풀들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한 가지 신기한 것은 애리조나에 들어서니 유명한 선인장들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 선인장이 바로 서와로 선인장 (Saguaro Cactus)입니다. 네바다와 애리조나 둘 다 건조한 지역이지만 서와로 선인장은 확실히 애리조나의 대표식물인 듯합니다. 서와로 선인장은 미국 애리조나와 멕시코 소노라에 걸친 소노라 사막의 자생식물입니다.

 

 

가다 보니 주유소와 식당을 겸한 곳의 이름이 Last Stop이란 곳이 보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한동안 주유소나 식당이 없기 때문에 Last Stop인가 했는데 그냥 이름이 Last Stop인 것 같더군요. 이름 때문에 지나가던 초행길 운전자들은 많이들 쉬고 가겠습니다.

 

 

US-93를 지나가며 만난 어느 주택가.

 

 

피닉스로 내려가면서 주변 사진을 더 찍어 봅니다.

 

 

피닉스에서 북서쪽으로 1시간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위컨버그 (Wickenburg) 근처에는 이렇게 돌무더기가 가득한 지역이 한동안 나타납니다. 자연이 만든 돌 정원 같습니다. 이런 모습들도 참 아름다워요. 여기 이 돌들은 갑자기 자기들끼리 뭉쳐서 거인으로 변하고 그럴 것 같아요.

 

 

피닉스로 가려면 위컨버그에서 US-60로 갈아타야 합니다. US-93에서 US-60로 갈아타는 곳이 로터리 형식으로 되어 있어요. 말 탄 아저씨 동상 주위를 돌다가 피닉스 방향으로 빠져나가면 됩니다.

 

 

피닉스로 가는 방향은 두 번째 출구예요. 표지판이 있지만 실수할 수 있으니 약간 주의하면 됩니다. 혹시 출구를 놓치더라도 한번 더 로터리를 빙글 돌아 들어가면 되니까 별 문제는 없고요.

 

위컨버그부터 US-60를 타고 피닉스까지 들어가도 됩니다. 하지만 US-60는 피닉스 외곽 도시들에서부터 교통량과 신호등이 많아 여러 번 가다 서다 하게 됩니다. 모리스타운 (Morristown) 근처에서 애리조나 주도 AZ-74로 갈아타고 그다음에 인터스테이트 I-17로 갈아타 피닉스로 내려가면 훨씬 더 빠르고 편하게 피닉스 중심부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드디어 피닉스 중심부가 보입니다. 이제 정말 최종 목적지 피닉스에 도착했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그런데 도착하자마자 도로 주변의 안내판에서 보여주는 기온을 보고 기절할 뻔했습니다. 피닉스에 도착한 날이 5월 6일이었는데 기온이 화씨 100도 (약 섭씨 38도)라고 적혀 있었어요. 차 안은 에어컨이 켜있으니까 외부 기온을 몰랐거든요.

 

설마 했죠. 믿기가 어려워서 도로 온도계가 고장 난 것이 아닐까 생각하고 차의 온도계로 재확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100도가 정말 맞았어요! 5월 초에 벌써 이 기온이라니 정말 놀랐습니다.

 

여름 평균온도가 화씨 75도 (섭씨 24도) 정도였던 시애틀 지역에서 살다가 온도계의 숫자 100을 보니 심리적인 충격으로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미남동부에도 살아 본 적이 있어서 심한 여름 더위를 잘 알긴 해요. 그래도 10여 년 시애틀에 살았더니 더위에 약해졌거든요.

 

2009년 7월 마지막 날이었던 31일, 시애틀에서 기록적인 최고기온인 화씨 103도 (섭씨 39도)를 겪은 적이 있었어요. 그때 너무 더워서 엄청 고생한 생각이 나면서 이 피닉스의 더위를 어쩌나 걱정이 앞섰습니다.

 

다행히 살다 보니 피닉스의 더위는 사막이라 습도가 거의 없어서 상대적으로 덜 덥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처음 피닉스로 이사 왔을 때는 미국 남동부보다 더 심하게 느껴지는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는 대단한 여름 더위에 익숙해지느라고 두어 달 고생 좀 했습니다.

 

(* 추가: 피닉스에서 13년을 살아 본 2024년 현재 솔직히 지금껏 겪어 온 피닉스 더위를 말할게요. 더울 땐 인간적으로 너무 더워요. ㅠㅠ 피닉스의 더위는 그냥 간단히 한국에서 상상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더위와 비슷하다고 보면 됩니다.) 

 

호텔에 도착해서 짐 풀고 식사를 마친 뒤 에어컨을 빵빵하게 켜 놓으니 실내에서는 더운지 모르겠더군요. 더 이상 긴 운전을 할 필요가 없으니 몸도 마음도 긴장이 풀려서 졸음이 몰려옵니다.

 

좀 자고 쉬고 호텔 창밖의 풍경을 봤습니다. 저녁노을이 참 아름다워요. 피닉스는 사막이라서 건조하고 햇볕 좋은 날이 대부분인 관계로 아름다운 저녁노을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피닉스에 대한 자료를 살펴보니 일 년 중 반 정도는 아주 덥고, 나머지 반 정도는 아주 온화하고 적당한 날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엄청난 더위가 시작될 때 이사 와서 더위에 고생하지만, 가을-겨울이 되면 너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새로운 터전에서 새 삶을 시작해야지요.

 

긴 이사여행이었는데 도와주신 시어머님께도 진심으로 감사하고, 잘 따라준 아이들 넷 모두에게 정말 고맙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기특해요. 남편도 일주일간의 긴 이사여행동안 운전하느라고 아주 고생이 많았고요. 저 포함 식구들 모두 다 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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