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마켓에서 냉동 오징어를 사다가 가끔 데쳐 오징어 숙회를 해먹어요. 미국에서 음식재료나 음식명으로서의 오징어는 칼라마리(calamari)로 많이들 부르는데 주로 튀겨서 먹더군요. 하지만 울집은 한국식으로 데쳐 오징어 숙회로 초고추장에 찍어 먹구요. 이렇게 해 먹는 것이 훨씬 간단하면서도 맛도 좋거든요. 아쉽게도 가까운 동네마켓에서 파는 냉동 오징어는 크기가 작아 거의 한국에서 먹는 꼴뚜기 큰 종류 그런 크기예요. 그리고 냉동 오징어 자체에 물 중량도 높아 보이구요. 삶고 나면 크기가 확 줄죠. 그런데 월마트(Walmart)에서 보니까 나름 큼직하고 물기도 적은 냉동 오징어가 있더군요. 딱 이거다란 생각이 들어서 사왔습니다.
냉동 오징어를 사다가 오징어 숙회를 해먹는 이유는 애리조나에는 생물 오징어가 마땅하지 않기 때문이예요. 미국인들은 원래도 해산물을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서 생물 오징어를 일반마켓에서 파는 것 자체가 흔하지 않아요. 게다가 애리조나 이곳은 내륙사막이라서 주변에 바다가 없구요. 환경적 요인으로 신선한 해산물 자체가 없는 곳이라서 냉동 해산물이 이곳에서는 제일 좋은 선택입니다.
오징어 숙회만 먹을 게 아니라 비빔국수도 만들어서 먹을 거라서 채소도 따로 잘라뒀어요. 그리고 고추장 양념도 따로 준비했구요.
얼어있는 냉동 오징어. 양이 꽤 됩니다. 남편이랑 둘이 술안주 하면 먹기 딱 좋겠어요.
데친 후에 우선 일부만 접시에 담아다가 먹을 준비를 합니다.
땟깔이 꽤 괜찮네요. 저 뒤에는 스파게티면으로 만든 비빔국수도 자리를 잡고 있구요. 울집에서는 주변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면으로 비빔국수도 해먹고, 가끔 칼국수 비슷하게도 해먹고. 열심히 이리저리 응용하며 삽니다.
이게 스파게티 비빔국수예요. 모양내 본다고 성격에 맞지도 않게 채소들을 접시에 나름 이쁘게 올려 봤어요.
준비가 다 되었으니 이제 맛있게 먹으며 술도 한잔 걸쳐 줍니다. 이번엔 남편이 white zinfandel과 오렌지 쥬스를 섞어줬어요. 달달하게 마시다 보면 알딸딸해집니다. 크아~!
첫째와 둘째 큰 아이들은 오징어 숙회를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았어요. 하지만 셋째와 막둥이 넷째 작은 아이들은 해산물을 꽤 좋아해요. 아무래도 입이 줄어야 남편이랑 제가 먹을 양이 더 많아지는데 작은 아이들이 오징어 숙회를 좋아하니까 마음약한 엄마 모드로 변신해 같이 나눠 먹었어요. (난 정말 마음 착한 엄마예요. ) 작은 아이들도 좋아하고 그러니까 가끔 이 냉동 오징어로 사다가 숙회를 만들어 먹으려구요.
직접 만든 안주로 맛있게 먹으면서 남편과 함께 하는 집술. 아주 달고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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