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케일을 넣고 된장국을 끓이면 어떻겠냐고 묻는다. 뭐 안 될 것 없지. 집에 한국 된장은 떨어졌고 일본 미소가 있어서 이걸로 된장국을 끓였다. 케일을 넣으라 했으니 2단을 모두 잘게 잘라 다 투하했다. 1단만 넣으면 너무 서운 심심하니까. 호박, 버섯, 양파, 두부 뭐 이렇게 집에 있는 재료도 서운치 않게 넣어주었다. 그랬더니 큰 거로 한 솥이다. 뿌듯!
여기에 아마도 화룡점정이 될 선수는 소고기. 얇게 저민 소고기로 14 oz (약 400g) 모두 투하. 그랬더니 소고기 된장국인지 케일 된장국인지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된장국이 되었다. 그러나 맛은... 아주 좋았다. 오늘 케일 (미소) 된장국 실험을 토대로 봤을 때 케일로 된장국을 끓여도 맛 좋다. 다들 시도해 보시라!
소고기가 많이 들어가 기름기도 있고 고기 맛 진하게 우러나오는 데다가 채소도 듬뿍 들어 있는 미소 된장국을 보니까 그냥 밥하고 먹기는 너무 아쉽다. 갑자기 면이 마구마구 당기기 시작했다. 그럼 뭐 할 수 없지. 집에 늘 준비되어 있는 스파게티면을 삶아 짝퉁 라멘 비슷하게 먹는 거지.
그래서 엉겁결에 오늘의 짝퉁 미소라멘 비슷끼리 한 요리 탄생. 나름 달걀도 삶아 하나 올리고, 심심할까 봐 오이도 채 썰어 올렸다.
우선 국물 한 수저 드링킹. 국물이 끝~내준다.
휘휘 저어 면과 국물을 잘 혼합했다. 오호~ 스파게티면인데도 비쥬얼 좀 산다. 그럴싸하다.
달걀도 젓가락으로 반을 갈라 국물과 섞어준다. 더 맛있어졌다.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이게 뭔 요리인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집에 있는 재료를 가지고 따뜻한 국물 면요리를 맘껏 즐길 수 있어서 맘에 꼭 들었다. 맛있다고 남편에게도 울집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날이 선선해지니까 따뜻한 국물요리를 찾게 된다. 며칠 후에도 이 짝퉁 미소라멘을 또 만들어 먹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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