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진짜" 화끈한 미국 애리조나에서...

by 애리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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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집 아이들 넷이 여느날 처럼 나가서 친구들도 놀고 돌아왔는데

집에 들어오면서 울먹이더라구요.

아이들의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전해들은 이야기는

울동네 친한 고양이 친구 멋찌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였습니다.



너무 급작스러워서 처음에는 이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며칠 전에도 남편과 산책하면서 공원에서 멋찌를 만났거든요.

땅에 누워 우리가 지나칠 때마다 야옹야옹 쓰다듬어 달라고 하고,

공원을 한바퀴 돌고 멋찌 자리로 돌아올 때마다 쓰다쓰담 해주면서

몇마디 건네고 그랬는데 그런 멋찌가 세상을 떠났다니...


갑작스런 이별에 대한 그 어떤 징조를 못 느꼈는데 이렇게 떠나니까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아이들이 멋찌의 주인 켈리 아줌마에게서 들은 이야기로는

멋찌가 몸이 좋지 않아서 동물병원에 갔는데 폐암이 너무 퍼져서 가망이 없었다고 해요.

지난 몇 달 멋찌가 좀 말라 보였는데 난 울집 고양이 달콤군이 살이 쪄가서

멋찌가 상대적으로 말라 보이나 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폐암으로 진짜 살이 빠지고 있었던 거였나 봐요.


멋찌는 원래 울 동네에 살던 길양이였어요.

중성화 수술이 이미 되어 있었던 걸 보면 누군가 키우다가

이사가면서 버린 게 아닌가 싶어요. 

멋찌가 버려진 것이 적어도 12년 전 쯤이 아닐까 동네분들은 생각하고 있어요.


켈리 아주머니의 따님이 길양이로 지내는 멋찌를 발견하고 먹이를 챙겨줬었죠.

켈리 아주머니 따님이 다른 주로 이사를 가고 그 집에 켈리 아주머니가 이사 오고,

그러면서 켈리 아주머니가 멋찌를 본격적으로 돌봐주시다가 나중엔 입양을 하셨어요.


켈리 아주머니가 돌봐주신 지난 5년 간은 멋찌는 잘 먹고 잘 쉬면서도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라서 대부분 시간은 집 밖 공원에서 놀며

동네 꼬마 친구들, 특히 울 아이들과 친하게 지내고 사랑 많이 받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늘 공원에서 보이며 그렇게 일상의 일부로 함께 살던 멋찌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떠나니까 마음이 훵한 것이 눈물이 계속 나와요.

이 소식을 처음 들었던 날은 아이들 넷 모두 우느라고 눈이 퉁퉁 부었어요.

남편도 마음이 아프니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는 아이들 옆에 앉아 토닥토닥 진정시키고 있었구요.

엄마까지 울면 아이들이 더 슬플까봐,

애리놀다는 아이들 앞에서는 눈물을 참고 울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들 다 재우고 침대에 누웠는데

멋찌 생각에 눈물이 나서 도저히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다음날 산책을 할 때 멋찌가 즐겨 누워있던 그 자리를 지나니까

또 눈물이 그냥 터져 멋찌의 자리를 바라보며 꺼이꺼이 울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포스팅을 쓰면서도 눈물이 마구 흘러 내려요.


버려지기도 하고 길양이로도 꽤 오래 살았던 멋찌.

이렇게 처음엔 힘들고 어려운 인생이였지만 멋찌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길양이 생활을 하면서도 혼자서도 삶을 이어갔고,

또 따뜻하고 부드러운 천성도 유지했구요.

그러다가 좋은 사람들 만나 사랑받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길양이는 삶이 어려워서 보통 2년 정도 산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한때 길양이였던 멋찌는 이웃들이 기억하는 것만도 12년 이상 울동네에서 살았어요.

누군가는 멋찌를 버렸지만, 멋찌는 삶을 포기하지 않았던 진정한 파이터였고,

또한 삶의 승리자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울 남편은 생명 대 생명으로 멋찌를 늘 존경해왔습니다.

나도 그랬구요.


멋찌는 정말 좋은 친구였어요.

이젠 아프지도 않고 편안하게 잘 쉬고 있을 겁니다.

멋찌가 떠나니까 또 빈자리가 허전하고 아프네요.

사람이든 동물이든 식물이든 정을 주고 아끼는 그 대상이 있다면

함께 있을 때 서로 즐겁고 행복하게 아끼며 지내는 게 최고예요.

이렇게 갑작스럽게 먼 곳으로 떠나면 그냥 아쉬움만 남아요.

더 잘해줬을 걸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하지만 이젠 보고 싶어도 더이상 볼 수가 없네요.


안녕, 멋찌.

넌 정말 좋은 친구였어.

널 만난 건 영광이였고, 울식구 모두 진정으로 고마웠다.

편하게 쉬렴, 멋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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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peterjun 몇 번 이곳에서 만난 멋찌씨가... 떠났군요.
    아이들 마음도, 애리놀라님 마음도 많이 아프실 것 같아요.
    길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친하게 지냈으니... ㅠㅠ
    좋은 기억들만 남아서 좋은 추억으로 계속 간직하시길...
    2017.11.20 01:24 신고
  • BlogIcon 애리놀다~♡ 울 아이들과 아주 친한 친구였어요. 멋찌도 동네 아이들 중 울 아이들을 가장 사랑했구요. 갑자기 이렇게 떠나니까 정말 마음이 아주 아프더라구요. ㅠㅠ 2017.11.20 05:10 신고
  • BlogIcon 공수래공수거 아아 멋찌가.. ㅡ.ㅡ;;
    영면을 기원합니다
    인터넷 공간이지만 그래도 종종 소식을 들어 와서 애잔한
    마음이 듭니다
    2017.11.20 10:25 신고
  • BlogIcon 애리놀다~♡ 공수래공수거님께서 좋은 말씀 주셔서 멋찌도 지금 편안히 잘 쉬고 있을 거예요.
    감사합니다.
    2017.11.20 12:37 신고
  • BlogIcon jshin86 좋아하던 누군가를 잃어 버리는건 참 마음 아픈일인거 같아요. 2017.11.20 10:44 신고
  • BlogIcon 애리놀다~♡ 정을 주고 친구로 벌써 5년 가까이 지냈더니 보내는 게 정말 어려웠어요. 가슴 참 아팠습니다. 2017.11.20 12:37 신고
  • BlogIcon 욜로리아 ㅜㅜ 너무슬퍼요 ㅜㅜ 이제 꼬리흔들며 야옹하는 멋찌는 없네요 그래도 멋찌의 이별을 아쉬워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멋찌는 외롭지 않게 갔네요 2017.11.20 11:33 신고
  • BlogIcon 애리놀다~♡ 멋찌는 자기 생을 그런대로 잘 마치고 갔는데 보내는 사람은 이게 쉽지 않더라구요.
    켈리 아주머니에게도 울 식구랑 다른 동네 아이들에게도 멋찌는 계속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거예요.
    2017.11.20 12:39 신고
  • BlogIcon Deborah 멋찌가 세상을 떠난 그 빈 자리에 많은 분들이 마음 아파하고 있는 모습들이 참된 아름다움으로 보여요. 동물을사랑하는 그 마음이 어찌 이리도 고운지요. 그만큼 아름다운 성격을 지니고 계신 로라님 가정에 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2018.05.24 22:00 신고
  • BlogIcon 애리놀다~♡ 멋찌 이 녀석 참 좋은 녀석이였어요. 좋지 않은 상황에 있었어도 그걸 오히려 더 좋게 만들기도 했구요. 그게 다 멋찌의 victor 능력. 멋찌가 그리워요.
    아름다운 성격으로 칭찬해 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데보라님 가정에도 늘 축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
    2018.05.31 05:04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