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6년 1월 14일
지난주 목요일이었던 2016년 1월 7일, 피닉스에 우당탕탕 우박이 내렸습니다. 거의 일주일이 된 일인데 오랜만에 인사차 올리는 이 포스팅에 그 이야기를 해봅니다.
지난주 피닉스는 사막답지 않게 비가 연속으로 질척질척 내렸어요. 습하니까 더 쌀쌀하게 느껴지는 그런 날씨였죠. 다행히 이번주는 햇빛 쨍쨍한 피닉스 고유의 날씨로 변했습니다. 기온도 점차 올라가는 추세고요. 건조한 피닉스에서 5년 정도 살았더니 이제는 피닉스 기후에 완전히 적응이 되어 조금이라도 습하고 거기에 쌀쌀까지 하면 싫어요.
그런데 신기한 것은 건조한 피닉스에 살기 전, 제가 오랫동안 자리 잡고 살았던 곳이 바로 시애틀이란 사실. 시애틀은 겨울에 비가 많이 와서 아주 습하기로 유명한 도시예요. 시애틀에서는 그 습한 겨울에도 별 어려움 없이 살았는데 역시나 인간은 환경의 동물입니다.
비가 계속 와서 습한 한 주였는데 목요일엔 우박까지 내리더라구요. 우박이 자주 내리는 곳도 아닌데 이렇게 마구 내리니까 놀라웠어요.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지붕에 마구 떨어지는 우당탕탕 우박소리가 너무나 커서 귀가 다 얼얼하더군요. 너무 소리가 커서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답니다. (솔직히 그렇게까지는 아니였는데 괜히 지금 연약한 척하고 있는 중. ^^)
저희가 피닉스로 이사오기 바로 전 해의 겨울에도 우박이 많이 내려서 피닉스 많은 집들의 지붕이 단체로 상한 적이 있었어요. 다행히 이번 우박은 그것만큼 심하지는 않았고요. 우박이 내렸을 때 기온이 화씨 54도 (섭씨 12도)여서 내린 우박은 금방 녹기 시작했습니다.
잔디 위에 꽃잎, 나뭇잎과 함께 우박이 퍼져 있으니까 색감이 좋네요.
피닉스의 위도가 북위 33도로 제주시와 거의 같은 위도에 위치한 곳이라서 겨울이 대체적으로 온화한 편이예요. 사막이니까 건조한 것은 기본이고요. 그런데 올해 겨울은 좀 쌀쌀하고 습한 경향이 있네요. 쌀쌀한 겨울이라고 해도 눈이 내리기에는 따뜻한 곳인데 지난주 목요일에 한 바가지 내린 우박을 보며 겨울 느낌을 살짝 가져봤습니다.
저야 집에서 떨어진 우박을 보며 이렇게 겨울 느낌에 젖을 수 있었지만 길에서 운전하다 우박을 집중적으로 맞은 운전자들은 참으로 당황스럽고 무섭기까지 했겠어요. 마구 쏟아지는 우박에 앞도 잘 안보이는 데다가 길을 완전히 덮은 우박으로 아주 미끄러웠을 테니까요. 피닉스 주민들은 건조한 사막에 사는 사람들이라 비가 좀 많이 내리거나 이렇게 우박이 마구 내리면 운전하는 게 부담스러워지거든요.
귀가 얼얼해질 정도로 우박이 내렸지만 멀리서 얼핏 보면 눈덮힌 것 같은 느낌도 나고. 인생은 이렇게 기대치 않은 잔재미들이 매일매일 많습니다.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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