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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추억 포스팅

[추억 포스팅] 눈, 다리, 입, 머리까지 모두 즐거웠던 울가족 하루

* 다른 블로그를 운영할 때 포스팅했었던 글을 재 포스팅합니다.
* 원 포스팅 작성일: 2016년 4월 30일

 

어제 피닉스는 선선하니 정말 날이 좋았어요. 낮 최고가 화씨 75도 (섭씨 24도)로 꼭 피닉스의 가을 같은 그런 기온이었습니다. 낮도 많이 길겠다, 날도 선선하니 좋겠다. 집에 앉아만 있을 수 있나요? 식구들이 함께 산책하러 나갔습니다. 공원을 걸으며 이 멋진 기온과 찬란한 햇빛을 마구 즐겨줬죠. 정말 좋더라고요.

 

이렇게 동네 나무와 꽃들 보면서 안구정화 하고 걷고 그러니까 또 어딜 가고 싶어 간질간질해져요. 그래서 여섯 식구가 한꺼번에 외출을 했죠. 그래봐야 마트에 놀러 가는 거였지만 어쨌든 나갔습니다. 마트 주차장에 보니까 여기저기 예쁜 꽃들이 피어있더군요.

 

Red Yucca
Oleander
Purple Sage
Palo Verde

 

Palo Verde는 봄철 노란 꽃을 아주 이쁘게 피우는 나무입니다. 얼핏 보면 한국 산수유 같아요. 그런데 나무몸통이 녹색인 것이 특색 있고요. Palo Verde의 노란 꽃은 끝물이라서 이미 많이 졌습니다.

 

마트에서 구경하고 몇 가지 산 다음에 집에 바로 들어가기는 또 아쉽죠. 그래서 집에 돌아오는 길에 Costco 푸드코트에 들려 콤보 피자 한판, 페퍼로니 피자 한판 해서 총 두 판을 시켰어요. 피자 두판이 구워지는 동안 아이들 넷은 Costco 요거트(실제론 아이스크림 ^^) 2개를 나눠먹고, 남편은 핫도그 하나 먹고, 저는 소다만 마시며 기다렸구요.

 

갓 구워진 따뜻한 피자 두판 중에서 콤보 피자 한판은 식구들 여섯이 2조각씩 푸드코트에서 이른 저녁으로 다 먹었습니다. 어제는 배가 고팠는지 피자를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제가 2조각이나 먹었답니다. 히야~! 보통은 피자 1조각 겨우 먹을까 말까 하거든요. 날씨가 너무 좋아서 식욕이 마구 올라왔나 봐요. 하하하.

 

남은 페퍼로니 피자 한 판은 집으로 가져가 나중에 배가 슬슬 꺼질 때 조금씩 가져다 먹었어요. 저는 이미 하루 피자 한계치가 넘어서 집에서는 먹지 않았고요.

 

파마잔 치즈랑 레드 페퍼도 잘 챙겨주셔서

집에서도 페퍼로니 피자를 맛있게 즐길 수 있었어요.

 

피자를 먹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가는 길에 중고서점이 보여서 여기도 들렸어요. 중고서점을 보니까 뭐 좋은 책이 있나 구경하고 싶어 져서요. 여섯 식구가 쪼르르 들어가 우선 비디오 게임, CD, 영화 등등 구경했는데 마땅히 맘에 드는 것은 없더군요. 원래 목적이 책을 보러 온 거니까 그 목적에 따라 책을 둘러보며 골라 봤습니다.

 

제가 요즘 마이클 크라이튼(Michael Crichton) 작품을 읽고 있는데 그의 작품 중 "Prey"와 "State of Fear"의 가격이 아주 좋았어요. 아직 읽지 않은 작품이라서 더 눈이 띄용~~!

 

일반 종이표지(paperback)도 아닌 하드커버(hardcover)인데 글쎄 각각 세금 전 $2.99 (3,300원) 밖에 되지 않는 거예요. 하드커버로 새책인 경우 $27.00-29.00 (29,700원-31,900원)니까 진짜 좋은 가격인 거죠. 책 상태도 아주 좋았고요. 이게 웬 떡이냐 하고 두권 모두 샀습니다. 책 좋아하는 저보다도 더 엄청난 독서를 자랑하는 남편도 이 소설들은 아직 안 읽었다고 하니 서로 돌려가며 읽으면 되겠어요.

 

남편도 책 하나 골랐더군요. "Patriots"인데 단 $1.00 (1,100원)이었어요. 표지를 보니까 현 시스템이 모두 무너진 그런 혼란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자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소설로 보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내용이 아니라서 아마 저는 읽지 않을 거예요.

 

첫째와 둘째에게도 책 한 권 사줬어요. "Ranger's Apprentice"는 첫째와 둘째가 즐겨 읽는 소설 시리즈 중 하나예요. 아이들이 이 시리즈의 "The Burning Bridge"를 도서관에 신청을 했는데 좀 오래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었어요. 이것도 $2.99 밖에 하지 않길래 쿨하게 샀죠. 셋째와 넷째가 읽을 만한 소설은 마땅한 게 없더라구요. 집에도 작은 아이들 읽을 책은 충분히 많으니까 그걸 읽으라고 했습니다.

 

책 4권을 샀는데 세금후 $10.00 (11,000원) 조금 넘게 나왔어요. 책 한권 정도밖에 되지 않는 액수입니다. 돈을 번 것 같은 이 든든한 기분~!

 

 

산책, 마트, Costco 푸드코트, 중고서점까지 거쳐 집에 돌아와 조금 쉰 다음, 모두들 각자 원하는 책을 가져다 읽기 시작했어요. 나중에 배가 좀 고파진 사람은 각자 알아서 간단하게 페퍼로니 피자나 전날 저녁에 만든 김치찌개 데운 걸 먹었고요. 남편, 둘째, 저는 오늘 산 책을, 첫째, 셋째, 막둥 넷째는 집에 있는 책을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집이 한동안 조용합니다.

 

첫째와 둘째 큰 아이들은 위층 자기들 방에서 책을 읽던데, 셋째와 넷째 작은 아이들은 테이블에 앉은 바로 제 옆에 앉아 읽고 있어요. 책 읽는 엄마에게 자기들 읽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거죠. 막둥 넷째는 30분 정도, 셋째는 1시간 정도 옆에서 열심히 읽더니 둘 다 피자 한 조각씩 더 먹고는 사라졌어요. 피자와 독서로 몸과 마음의 양식을 쌓으면서 잘 챙기더니, 이제는 자기들 방에서 게임을 하며 밤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우리 식구들은 어제 산책하며, 먹으며, 그리고 책을 사서 읽으며 눈, 다리, 입, 머리 모두 즐겁게 하루를 지냈습니다.

 

[추억 포스팅] 카테고리의 글들은 2016년까지 이전 블로그에 올렸던 울집 아이들 넷의 어렸을 때 이야기들 중 일부를 옮겨온 것입니다. 본 카테고리의 글들은 댓글 비허용으로 세팅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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