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가 오늘 여유시간이 많아서 빵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할 것 다 했다고 하고 빵을 만든다고 하니 나야 좋다.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겠다.
간단하게 빵을 만드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반죽을 하고 식탁 위에서 또 그 반죽을 열심히 밀고하느라고 쿵쿵 소리도 난다. 오늘 셋째가 만드는 게 일반 빵은 아닌 것 같다. 거기에 사과도 꽤 많이 가져가 사과필링을 만드는 것 같았다.
한참을 걸려 오븐에서 굽기 시작한다고 하길래 가서 봤다. 이게 뭔지 모르겠다. 셋째가 뭔지 말을 안해줘서 모르겠으나 모양 상으로는 스콘을 만드는가 생각했다.
아까 사과필링을 만든 걸로는 빵을 또 굽는다고 한다. 셋째가 여러가지를 한꺼번에 준비했다. 아이의 베이킹 스케일이 크다.
삼각형 모양의 미스터리한 것이 오븐에서 나왔다. 스콘인가 했는데 스콘이 아니다.
이게 뭔가 했더니 퍼프 페이스트리다. 반죽을 쿵쿵 거리며 밀었던 것이 이 퍼프 페이스트리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게 쉽지 않은데 잘 만들었다. 맛은 정말 훌륭하다. 자꾸 손이 가게 만드는 마성의 맛이다. 정말 맛있다.
퍼프 페이스트리는 누구한테 배워본 적도 없고 처음 만들어 보는 걸로 아는데 셋째의 솜씨가 정말 좋다.
아까 오븐에서 구운 빵도 나왔다.
잘라다가 맛을 봤다.
막둥 넷째와 나눠 먹었다. 아까 먹은 퍼프 페이스트리의 임팩트가 워낙 커서 감흥이 좀 떨어졌지만 이 빵 자체는 맛이 좋다.
퍼프 페이스트리에 사과필링을 넣고 애플 턴오버를 만들어도 괜찮겠다고 지나가는 말을 했더니만 몇 개는 그렇게 구웠다. 그런데 사과필링이 속으로 들어간 게 아니라 그냥 나와 버렸다. 원래 계획했던 게 아니라서 이렇게 나왔다고 셋째가 아쉬워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우선 맛이다. 맛 좋다.
퍼프 페이스트리를 모아 놓으니 이만큼이나 된다. 많다!
그런데 셋째의 베이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케이크도 굽는다며 준비해 오븐에 굽는다.
완성된 애플 케이크다.
퍼프 페이스트리에, 애플 브레드에, 애플 케이크까지. 이거 다 언제 먹으려나 모르겠다. 식구들이 두고두고 먹어야겠다.
퍼프 페이스트리는 맛이 뛰어나서 역시나 인기가 많다. 아까 보니까 벌써 꽤 사라졌다. 퍼프 페이스트리는 곧 다 동이 날 것 같다.
이번에 이렇게 스케일 있는 베이킹을 하고 나서 내쉬빌에서 밴더빌트 대학에 다니는 둘째에게 사진을 보내며 자랑 텍스트를 했다고 한다. 둘째가 베이킹을 잘하니까 셋째도 자기의 솜씨를 보여주고 싶었나 보다.
둘째가 칭찬을 많이 했다며 셋째가 꽤 자랑스러워한다. 덕분에 가족들은 모두 맛있게 잘 먹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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