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고 보자/맛있다

내륙사막에 살아도 해산물이 땡길 땐 먹어야 해요.

해산물이 가끔 막 먹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런데 미국인들은 해안가에 사는 사람들을 빼고는 원래도 해산물을 즐겨 먹는 편이 아니라서 미국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해산물을 많이 취급하지 않아요. 취급한다 해도 종류도 많지 않구요. 게다가 애리놀다가 사는 곳이 내륙 사막이라서 신선한 해물은 없고 다 꽁꽁 얼린 냉동입니다. 이런 환경적인 요인으로 신선한 해산물을 접할 수 없지만, 그래도 해산물이 먹고 싶으면 먹어야 해요.


먹고 싶은 해산물을 구입하기 가장 좋은 마켓은 아무래도 해산물 종류가 다양한 한인 마켓이예요. 내륙 사막인 피닉스 지역 특성상 이곳 한인 마켓에서도 해산물은 대부분 냉동으로 판매하지만요. 그리고 한국 식단용 해산물류는 한국에서 수입되는 것이 대부분이여서 냉동일 수 밖에 없기도 해요. 작년 연말에 한인 마켓에 갔을 때 냉동 낙지랑 냉동 꽃게 사온 게 있어서 그걸로 두번 맛있게 먹었어요.


한국산 냉동 낙지로 만든 낙지 볶음


한인 마켓에서 냉동 꽃게는 1 박스 사왔었는데 꽃게의 크기가 별로 크지 않았어요. 아마 1 박스에 5 파운드 (2.27 kg)였을 거예요. 그래도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꽃게~~! 꽃게탕을 만들어서 먹었는데 국물이 끝내줬습니다. 그런데 꽃게탕 끓이니까 꽃게가 더 작아졌어요. 먹을 게살이 적더라구요. 오랜만에 꽃게탕을 먹었더니 먹는데 온 정신을 집중해서 사진은 못찍었어요. 아이들 모두 꽃게탕을 좋아하는데 살도 적고 그래서 참 아쉽더군요. 다음엔 2 박스 사와야겠어요.


이걸로 맛난 꽃게탕 끓여 먹었습니다.

5 파운드 (2.27 kg) 냉동 꽃게를 해동하니까 양이 많이 줄더군요 .


냉동 낙지도 없고, 냉동 꽃게도 없는 평상시에 해산물이 없으면... 동네 마켓에서 파는 가장 흔한 해산물로 먹어야 하죠. 미국에서 가장 흔한 해산물은 칵테일 새우(shrimp cocktail)입니다. 칵테일 새우는 이미 다 익혀있는 새우로 껍질도 꼬리빼고는 다 벗겨져 있고 머리도 이미 다 떼어 있어요. 냉동으로 판매되는데 먹기 편하니까 파티 음식으로 종종 등장하구요. 보통 사면 1 파운드 (454 g)짜리로 1~2 봉지 사오는데 요즘은 해산물이 더 당겨서 3 봉지 사왔습니다.



우선 2 봉지를 접시에 올렸습니다. 울집은 식구가 여섯이라서 1 봉지만 올리면 양이 충분하지 않아서 서로 먹는 걸로 맘 상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선 2 봉지 접시에 올리고 먹기 시작합니다. 칵테일 새우가 적당히 짭짤한 맛이 있어서 소스가 없어도 그 자체로 맛있어요. 하지만 여기서는 많이들 칵테일 소스를 곁들이구요. 울집은 칵테일 소스말고 초고추장을 함께 해 같이 먹어요. 이게 개인적으로 더 맛있어요. 그리고 와인 약간 가져와 애리놀다가 마셔주구요. 그런데 2 봉지로는 울집 식구들의 새우 사랑을 막을 수 없더군요.



2 봉지 2 파운드 (907 g) 칵테일 새우입니다.


2 봉지를 가뿐하게 다 먹은 다음 나머지 1 봉지도 접시어 담아 다 비워버렸어요. 그래서 3 봉지 사온 것 다 먹어 버렸습니다.


1봉지 1 파운드 (454 g)


블로그 이웃분들 포스팅을 보니까 해산물 뷔페나 회가 종종 올라오더라구요. 참치회가 먹고 싶어서 마켓에서 냉동 참치를 찾아 봤어요. 울동네 마켓에서 횟감으로 제일 나아 보이는 게 냉동 yellow fin tuna(황다랑어)였습니다. 이 황다랑어는 베트남산이구요. 냉동 황다랑어는 12 oz (340 g)짜리 1 팩에 황다랑어 2 조각씩 개별포장되어 들어 있어요. 미국에서는 참치도 육류처럼 스테이크로 잘라 그릴해서 먹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이 냉동 황다랑어도 그릴하기 편하게 스테이크 형태로 잘라져 있습니다.


12 oz 짜리로 2 팩 사왔어요.

12 oz (340 g) 한 팩에는 냉동 황다랑어 스테이크가 2개씩 들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포장지의 사진처럼 참치류도 그릴한 스테이크로 주로 먹습니다.


베트남산 황다랑어예요.


울집은 냉동 황다랑어를 스테이크로 먹는 게 아니라 잘라서 회무침으로 만들어 먹어요. 그런데 한국식처럼 고추장을 넣고 만들지는 않구요. 울집 회무침은 남편이 만들어 주는 특별 요리 중 하나인데 라틴 아메리카식 회인 ceviche와 비슷하면서도 한국식 회와도 닮은 그런 요리로 만듭니다. (황다랑어 회무침의 울집 양념은 비공개. ) 이 회무침도 꽤 맛있어요. 좀 아쉬운 것은 이 냉동 황다랑어 생선 자체가 아주 맛있는 생선은 아니예요. (그렇다고 맛없는 생선도 아니지만요.) 하지만 회에 대한 그리움을 가라앉힐 정도는 충분히 됩니다.


2 팩 사온 것 중에 우선 1 팩을 뜯었어요. 팩 안에는 황다랑어 스테이크 2개 총 340 g이 들어 있구요. 이걸 모두 회무침으로 만들었습니다. 아래가 340 g 회무침의 자태예요. 아이들 넷은 생선회를 좋아하지 않아서 먹지 않구요. 이것도 완죤히 진짜 완죤히 남편과 애리놀다만 먹는 음식이라 음식에 대한 경쟁률이 푹 줄어들었어요. 그래서 너무 좋아요.  회가 있는데 술이 없으면 좀 아쉽죠. Zinfandel 와인 약간 따라와서 회무침과 함께 건전한 음주문화를 즐겨줍니다.


12 oz (340 g) 황다랑어 회무침

아~ 맛있었어요!!! 


340 g 1 팩을 이렇게 회무침으로 만들어서 다 먹었더니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며칠 후에 먹으려고 했던 두번째 팩을 회무침 다 먹자마자 또 뜯고야 말았어요. 연속해서 먹는데 한 팩에 들어 있는 황다랑어 스테이크 2개(340 g)를 다 먹기는 그렇고 해서 이번엔 170 g 반만 우선 회무침으로 만들었습니다. 혹시 먹깨비가 강림하셔서 더 먹고 싶어지면 오늘 나머지 반도 먹고 다 끝내버리려고 맘은 단디 잡구요. "먹고 죽은 귀신은 땟깔도 곱다"가 음식을 대하는 기본정신이거든요.


맛있어서 추가로 먹은 6 oz (170 g) 황다랑어 회무침


그런데 참치 종류가 기름기가 많은 생선이라서 340 g + 170 g 이렇게 총 510 g을 연속으로 먹었더니만 기름기의 압박이 마구마구 올라와요. 아무리 먹깨비가 강림을 하셔도 더 이상은 무리겠더군요. 그래서 이번에는 이만큼 먹고 끝냈어요. 남은 170 g 냉동 황다랑어 스테이크는 며칠 후에 먹었구요. 이번에 황다랑어를 많이 먹어서 질릴 줄 알았더니 오히려 더 먹고 싶어지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어요. 그만큼 맛있었던 거죠. 그래서 다음에 마켓에 가면 또 사다가 회무침을 만들어 먹기로 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