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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시간/TV

"옷소매 붉은 끝동" 마지막 16회와 17회를 보고나서

결말이 너무 궁금해서 12월 27일에 끝났던 Viki 패스에 다시 가입해 "옷소매 붉은 끝동"의 결말 16회와 17회를 지난 주말에 보았다. 좀 기다렸다가 보고 싶은 한국 드라마 몇 가지 모아진 다음에 천천히 보려고 했는데 진짜 궁금한 건 못 참겠더라.

 

 

 

정조와 의빈 성씨의 애틋한 사랑 "옷소매 붉은 끝동"

퓨전 사극이 처음에는 좀 신선하다 싶었는데 이젠 좀 많이 나오는 듯해서 관심이 덜 하다. 정통 사극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정통 사극은 아무래도 고증 문제도 있고 예산 문제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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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지막 2회를 본 개인적인 생각은 전반적으로 아쉽다는 거다. 정조와 덕임이 (의빈 성씨)가 부부로의 인연을 맺고 아이도 낳고 아이를 잃는 슬픔도 함께 한 모든 일들이 마지막 2회에서 너무 급하게 나간 게 아닌가 싶다.

 

덕임이는 승은을 입은 이후 늘 불행해 보였고 정조에게도 궁녀 때보다 차갑게 대하는 걸로 보였다. 자기만의 사람이 될 수 없는 정조를 너무 사랑했기에 사랑한다는 걸 들키지 않는 걸 자신만의 허세라 친구들에게 말했지만, 어차피 부부의 연을 맺은 상황인데 많이 차가웠다.

 

그런데 실제 결혼생활에서 배우자에게 원망이 있으면 이렇게 차가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로맨스 드라마에서는 늘 달콩 달콩 하지만, 하고 싶은 다른 일도 있고 살고 싶은 인생도 있었는데 결혼 때문에 못하게 되었다고 생각된다면 배우자에 대한 원망은 나날이 쌓여갈 거다.

 

문효세자가 죽기 전까지 정조는 따뜻하게 그려지고 있는데, 여전히 거리를 두며 원망을 쌓아가는 덕임이. 이게 나의 외로움과 답답함을 알아달라는 그녀의 투정 방법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제 부부생활에서 계속 이렇게 나가면 관계는 점점 어려워진다. 그리고 당사자 본인의 마음도 병이 생겨 점점 많이 아파진다.

 

 

내가 정신과 의사는 아니지만 "옷소매 붉은 끝동"에서 승은을 받은 후 덕임이는 우울증이 상당히 심각한 상태로 보였다. 거기에 아이까지 죽고 친구의 죽음까지 겪고 나니까 상태는 더 심각해진다. 마음의 병이 심해지니까 임신한 상태에서 몸도 약해지고 결국엔 죽음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정조의 사랑은 절절해 보였다. 하지만 왕이기에 아들을 잃었을 때도 아픔도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고. 덕임이 쪽에서는 이런 정조가 더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을 거다. 드라마 상 궁녀 시절 덕임이를 본다면 왕으로서의 정조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 상황을 받아들였을 것 같은데 그렇지 않아 보였다.

 

 

역사를 이미 스포일러기에 둘 사이가 어떻게 끝나는지 다 알지만, 이게 드라마니까 정조와 의빈 성씨 덕임이의 달달함이 좀 더 그려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런데 16회와 마지막 17회에서는 그런 부분이 없이 부부의 원망과 갈등, 그리고 떠나보낸 후 아쉬움에 치중한 듯해서 아쉽다. 하긴 승은 이후 둘 사이가 아주 달달하게 그려졌다면, 둘의 이별은 더 절절하고 슬프게 다가왔을 거다.

 

결국 드라마에서의 내용으로 보면 정조가 덕임이에게 승은을 내린 것이 덕임이 인생에는 좋은 것이 아니었다. (덕임이를 모함한 화빈이 큰 실수를 한 것이야!) "옷소매 붉은 끝동"의 정조와 덕임이는 그 세상에서 다시 만나 뽀송뽀송 달달한 영상으로 마무리 맺었다. 그런데 이건 정조 버전의 그 세상일 것 같다. 덕임이 버전의 그 세상은 아마 다를까 싶기도 하다.

 

* 이미지 출처: MBC

 

P.S. 만두 에피소드가 아주 재밌었다. 팬서비스 같았다. 음식은 모양보다는 맛, 맛보다는 정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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