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많이들 닭똥집 요리를 좋아하던데 애리놀다는 한국 살 때 한번도 먹어 본 적이 없어요. 어릴 땐 닭똥집이란 이름 때문에 (?) 먹을 엄두를 내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러다가 이게 완전히 식습관으로 굳었구요. 닭똥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쫄깃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하던데 그 이름 때문에 어른이 되어서도 먹어 볼 시도조차 안 되더라구요. 나중에 닭똥집이 이름과는 달리 실제로는 닭 모래주머니라는 사실에 약간 허무하기도 했다는... 허무감을 준 충격진실을 안 후에도 닭똥집은 여전히 가까이 하긴 너무 먼 당신이였어요.
그런데 남편은 닭똥집을 먹어 본 기억이 난대요. 남편은 어릴 때 이민 왔는데도 어째 한국에서 먹어 볼 건 다 먹어보고 미국으로 온 느낌. 어쨌든 자기가 직접 닭똥집을 한번 요리해 보겠답니다. 남편과 결혼생활 15년동안 한번도 닭똥집 먹는 걸 못 봤는데 애리놀다도 재밌는 경험이였어요. 마켓에서 닭똥집을 파는 게 있어서 4 팩 사왔어요. 미국에서도 닭똥집을 먹는 사람들 있어요. 많지는 않지만요. 닭똥집을 영어로는 gizzard라고 하는데 동네마켓에서 파는 닭똥집 포장에는 닭 심장도 몇개씩 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이 닭똥집이예요.
4 팩은 양이 너무 많아서 2 팩만 요리를 했어요. 애리놀다는 원래도 닭똥집을 안 먹으니까 남편이 다 도맡아서 요리를 했습니다. 드디어 짜잔~~~ 닭똥집 볶음이 완성되었습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이 맛있어 보여요.
접시에 덜은 후에도 닭똥집이 후라잉팬에 많이 남아 있어요.
옆에 둔 고추장은 초고추장인데 혹시 필요할까 해서 만들어 옆에 둔 거예요. 그런데 닭똥집 볶음 간이 잘 맞아서 초고추장은 따로 찍어 먹을 필요는 없었어요.
김이 여전히 모락모락
애리놀다도 난생처음 닭똥집 한 조각을 맛봤어요. 맛은 좋은데 쫄깃쫄깃한 식감이 잘 맞지 않더군요. 그래도 무조건 싫다고 하지 않고 우선 먹어보고 좋아하는지 여부를 결정했으니까 스스로 자랑스러워요. 어깨 토닥토닥. 닭똥집을 맛 본 아이들 넷은 둘로 딱 갈라집니다. 첫째랑 셋째는 닭똥집이 맛있다고 아빠랑 머리를 맞대고 셋이서 엄청 잘 먹어요. 그런데 둘째랑 막둥이 넷째는 한번 먹어보고는 입에 잘 맞지 않는다고 더이상 먹지는 않구요. 엄마인 애리놀다랑 비슷한 입맛인 거죠.
아직 닭똥집 2 팩이 남았으니까 나중에 남편이 또 만들면 쫄깃쫄깃 고소한 닭똥집을 즐기는 남편, 첫째, 셋째는 아주 신나게 먹을 꺼예요. 그럼 애리놀다, 둘째, 막둥이는 그 때 다른 걸 먹기로 하구요. 닭똥집보다 더 맛있는 그 어떤 것을 찾아 봐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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