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남편이 빵 만드는 것에 꽂혔어요. 아내와 자식들에게 맛있는 수제 빵을 먹이겠다고 열심이예요. 그래서 요즘은 남편이 만든 빵을 계속 먹고 있답니다. 집에서 고소한 빵 굽는 향기가 계속 퍼지는데... 기분 참 좋습니다. 반죽하고, 반죽을 손으로 치대고, 발효와 휴지 시키고. 남편의 손놀림을 보면 이젠 베이커 같아요. 빵굽는 남자의 모습은 정말 귀여워요. 듬직하기도 하구요. 거기에 가족들을 위해 만드는 거라 세세한 정성이 보이니까 남편의 매력은 더욱 더 발산됩니다. 이러니까 애리놀다 눈에서 하트 광선이 찡~~~ 하고 매일 뿜어져 나올 수 밖에 없죠.
한번 빵을 구우면 4 덩이씩 굽습니다. 우선 2 덩이 굽고 나머지 2 덩이는 첫번째 빵들이 나온 다음에 오븐에 넣어 굽구요. 아래는 갓 나온 맛있는 빵입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고소하고... 사먹는 빵과는 차원이 달라요. 갓 나온 빵에는 녹인 버터를 발라 둡니다. 그럼 광이 나서 이뻐요.
하지만 이 광은 얼마 지나면 사라지고 빵에 다 흡수 됩니다. 광은 사라졌어도 버터의 고소한 향이 빵에서 솔솔 흘러 나와요.
원래는 나중에 먹으려고 했는데 빵의 그 고소한 향기가 가족들 모두의 코를 간질간질. 그럼요, 빵은 따뜻할 때 먹어야 맛있어요. 그래서 잘라 먹기로 합니다. 갓 구운 빵이라 꽤 뜨거워서 남편이 "앗, 뜨거!" 하면서 빵을 잘랐어요. 빵이 뜨거우면 아직 많이 부드러워서 얇게 자르기가 쉽지 않아요. 텍사스 토스트 식빵 두께로 두툼하게 잘라 먹습니다. 빵 안에서 솔솔 춤추며 흘러 나오는 버터향이 정말 좋아요.
식구들 각자 빵 슬라이스와 우유를 가져다가 먹었어요. 따뜻하고 부드럽고 고소한 수제 빵. 진짜 짱짱짱 입니다. 모두들 2 슬라이스씩 먹었던 것 같아요.
빵의 밀도가 높아서 1 슬라이스만 먹어도 속이 든든해요. 이 상황에서 2 슬라이스씩 먹었는데도 맛있으니까 입은 더 먹고 싶다고 재잘거립니다. 그래서 빵 하나를 또 잘랐어요. (울 식구들 넘 잘 먹는 것 같아...)
다들 또 신나게 나눠 먹었어요. 애리놀다는 이번엔 끝투리를 가져다가 먹어 봤어요. 빵 껍데기가 고소하니 맛있습니다. 울 셋째가 빵 끝투리를 아주 좋아하는 이유가 다 있었어요.
빵 2 덩이를 먹고 즐기는 가운데... 두번째 오븐에 넣었던 빵 2 덩이도 나왔습니다. 이미 빵 2 덩이를 다 먹은 상태여서 새로 나온 이 빵들은 건들지 않았어요. 이것이 바로 절제의 미덕. 미덕을 지키기에 울 식구들 많이 노력했습니다. ( 푸~ 후후훗). 절제의 미덕을 살리며 남겨둔 빵 2 덩이는 다음날 점심과 저녁에 먹었구요. 빵이 식어도 아주 맛있었어요. 남편의 빵은 짱입니다.
가족들이 모두 잘 먹으니까 한층 고무된 남편이 일주일에 3번 빵을 구워 줍니다. 울 6식구 일주일치 빵은 모두 남편이 구워준 빵으로 먹고 있어요.
남편 덕에 가족들 입이 고급스러워져서 보통 식빵이 이젠 맛이 없어요. 이렇게 만든 사람은 남편이니까 계속 빵을 구우며 가족들 입맛을 책임져야죠.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