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가 토요일 저녁 사과를 가지고 부산하게 뭘 준비하더니 일요일 아침에 애플 크럼블 퀵 브레드 (apple crumble quick bread)를 만들었다. 토요일에 부산하게 만들었던 건 이 퀵 브레드에 들어갈 사과를 잘라 시즈닝 해서 미리 준비한 거다.
퀵 브레드는 이름 그대로 빨리 만드는 빵이다. 이스트를 넣으면 빵 반죽 발효 자체가 몇 시간이 걸리는데 이스트 대신 베이킹 파우더 같은 팽창제를 넣어 손쉽고 빨리 만드는 빵이다. 비스킷, 팬케이크, 머핀, 스콘 등이 이 퀵 브레드에 속한다.
셋째는 빵 틀에서 굽지 않고 파이 팬에 넣어 구웠다. 파이같은 느낌의 애플 크럼블 퀵 브레드를 만들 거라고 한다. 크럼블은 한국식으로 보면 소보로다. 사과와 소보로가 함께 만나 꽤 맛있겠다.
애플 크럼블 퀵 브레드가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오븐에서 흘러나와 온 집안에 퍼지는 사과와 시나몬이 섞인 그 향이 너무 좋다. 완성된 빵을 기대하며 들뜨게 만든다.
드디어 맛있게 구워진 애플 크럼블 퀵 브레드가 나왔다.
아주 맛있어 보인다!!!
한 조각 가져다 먹는다.
정말 맛있다. 셋째가 애플 크럼블 퀵 브레드를 두 팬 만들어서 내일도 먹을 수 있겠다. 내일 아침에 따뜻한 커피랑 이 브레드 한 조각을 할 생각을 하니까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기특하고 고마운 셋째.
내 책상에 둔 물병이 나를 보고 웃고 있다. 아까는 분명 no face였는데 얼굴이 생겼다. 그것도 스마일~~~
누군가 내 물병에 손을 댄 거다. 의심이 가는 사람은 막둥 넷째.
물어보니까 엄마를 기분 좋게 하려고 심심한 물병 뚜껑에 매직 터치를 했다고 한다. 물병을 보니 막둥이의 미소를 보는 듯하다. 엄마에게 깜짝 기쁨을 선사한 막둥 넷째에게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