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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보자/맛있다

집에서 푸짐하게 해먹은 소고기 국밥

아직 애리조나 소노라 사막의 날은 덥습니다. 며칠 좀 시원해졌나 싶었는데 다시 더워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 더위에 울집 식구들은 소고기 국밥이 먹고 싶다고 그럽니다. 더운 음식 먹으면 땀도 꽤 나고 더 더울지 모르는데 이열치열의 정신을 실현하고 싶은가 봐요.

 

에어컨 있는 실내에서 거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미칠 듯 덥게 생활하지는 않지만, 심할 때는 화씨 122도 (섭씨 50도)까지도 올라가는 이 지독한 여름 더위에 알게 모르게 다들 몸이 시달렸을 거예요. 따뜻하고 진한 소고기 국밥을 먹으면서 몸보신을 하는 것도 좋죠.

 

 

식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동네마켓에서 소고기 등심(beef chuck)으로 각각 약 3.3 파운드 (1.5 kg) 짜리로 두덩이 사 왔어요. Beef chuck은 한인마켓에서 보통 소고기 등심으로 표기해요. 그래서 본 블로그에서도 그 표기에 따라 chuck을 등심으로 썼습니다. 여섯 식구라 먹는 입이 많아서 소고기 국 한 번에 1.5 kg 한 덩이씩 넣고 끓여서 먹을 거예요.

 

무는 동네에서 한국 무를 팔지 않으니까 대체품인 단무지 무로 사왔어요. 울동네에서는 단무지 무를 건강식품으로 생각하는지 유기농 단무지 무만 취급해요. 한인마켓의 한국 무나 일반 단무지 무 보다도 훨씬 비싸지만 한인마켓에 갈 것도 아닌데 없는 것 찾는 것도 무의미한 일이에요.

 

유기농 단무지 무라서 몸값이 약간 더 나가지만 이거라도 어디야 하는 기분으로 감사해하며 소고기 국에 넣습니다. 단무지 무를 넣으면 한국 무를 넣은 것처럼 소고기 국물 맛이 시원하니 아주 좋거든요.

 

유기농 단무지 무라서 그런지 크기가 작아요. 그나마 큰 거로 골라 두 개 샀는데 소고기 국 끓일 때마다 하나씩 넣었습니다.

 

껍질을 벗기니 뽀얀 것이 이쁘네요.

 

삶은 소고기는 꺼내 식혀 둡니다. 식으면 잘라서 참기름, 후추, 소금으로 따로 양념할 거예요.

 

 

고기를 잘라 양념을 해 둡니다. 양념한 고기는 참 맛이 좋아요. 아이들하고 남편에게 한 점씩 입에 넣어 주면 너무너무 좋아해서 계속 달라고 해요. 다들 꼭 아기 제비들이 먹을 것 달라고 삐약삐약 거리는 것 같아요. 하지만 고깃국에 넣어 먹을 거니까 적당히만 입에 넣어 줍니다. 이 고기 다 먹이면 이따가 건더기 고기 없이 고기 국물만 먹게 되거든요.

 

 

드디어 소고기 국 먹는 시간. 식구 여섯이 아래 모습으로 고기도 듬뿍 넣고 한 그릇씩 가져갔어요. 밥은 고깃국에 넣어 국밥으로 먹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하고, 따로국밥(?)으로 소고기 국 옆에 밥을 두고 먹고 싶은 사람은 그렇게 하고요.

 

밥은 한국에서 먹는 중립종(medium grain)이 아니라 동남아에서 많이 먹는 장립종(long grain) 쌀로 만들어서 먹었고요. 울식구들이 이젠 장립종 쌀에도 아주 익숙해서 중립종 쌀밥보다 장립종 쌀밥을 더 잘 먹어요. 역시 적응의 힘~!

 

 

애리놀다는 소고기 국밥으로 먹기로 했어요. 우선 송송 썰은 파를 투하~

 

 

매콤하게 먹고 싶어서 고춧가루와 후추 투하~

 

 

그리고 밥도 넣어서 소고기 국밥으로 먹어요. 요즘 울집에서 주로 먹는 쌀이 장립종이라서 밥알이 길쭉한데 중립종인 한국 쌀과의 그 차이가 느껴지나요?

 

 

맛은 정말 좋았어요. 김치랑 함께 먹으면 더 맛있을 텐데 집에 김치가 똑 떨어져서 소고기 국밥으로만 먹었는데도 아주 맛있었어요. 얼마나 맛있었는지 엊그제 소고기 국밥을 먹었는데 또 먹고 싶다고 식구들이 만들어 달라고 조릅니다. 그래서 내일 또 만들려고요. 또 한 번 든든하고 배부르게 잘 먹을 거예요. 피닉스의 이 지독한 더운 여름날에 땀 쭈~욱 빼는 이열치열도 한번 더 즐기고요.

 

미국 애리놀다네 소고기 국밥 한 그릇 드시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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