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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쟁이 가지치기, 그리고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 한잔

집 한쪽 담벼락에 담쟁이 넝쿨(Cat Claw Vine)이 있는데 이 녀석들이 쭉쭉 뻗는 것이 아주 힘이 좋아요. 가끔 가지를 쳐서 정리를 해줘야 하는데 생각만 하고 미루고 있었지요. 집 실내외 고치는 건 남편이 하지만, 식물 가지치기는 애리놀다가 하거든요. 전에는 몰랐는데 내가 가지치기를 꽤 잘 하더군요. 그런데 막상 하려니 약간 귀찮고... 해야겠다고 생각과 말로만 하고 있으니까 이게 자꾸 스트레스로 쌓이기만 합니다. 계속 "가지치기를 해야하는데..." 이러니까 남편이,


하려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아예 생각을 하지마. 자꾸 해야하는데 말만 하고 하지않으면 그게 몸과 마음에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구.


뭐 맞는 말이니까 별 대꾸는 못하겠고....


오늘은 토요일. 드디어 담쟁이와의 결전을 벌였습니다. 담쟁이 가지치기는 남편이 집에 있을 때 하는 것이 안전 상의 이유로도 좋거든요. 확률은 적지만 가지치다가 혹시라도 다치면 남편이 금방 응급처치를 해 줄 수도 있고 911도 부르기도 더 편하구요.


일을 벌이기로 마음을 잡았으니 정원 장갑을 끼고 정원 가위를 들고, 남편에게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말했죠.


담쟁이 가지치러 나갈꺼니까 사다리를 준비해줘.


사다리는 무거워서 애리놀다가 들고 나가지 않습니다. (괜히 연약한 척 ^^) 힘 좋은 남편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임.


이번에 열심히 다듬은 담쟁이 넝쿨 Cat Claw Vine은 이런 모습입니다.

이 사진은 울집 것이 아니고 동네 정원에서 찍은 거예요.


담쟁이 넝쿨을 정리하다 보니 그 양이 꽤 나와요. 쓰레기통에 버리느라고 3번 왔다갔다 할 양이였으니까요. 정리하느라고 바빠서 잘라낸 담쟁이 더미 사진은 찍지 않았구요. 그리고 가지치면서 사진기 가져다 사진 찍으면 남편이 한마디 했을 거예요.


왜, 화장실 휴지 떨어진 것도 사진찍고 블로그에서 이야기하지?


사실 블로그 하다보니까 유치해지는 경향이 있긴 해요. 그 수위 조절을 제대로 해야하는데 그건 내 몫이긴 하죠.


집 뒤 담쟁이 넝쿨을 다 정리하고 나니까 이제는 집 앞 현관 옆 풀이 생각났어요. 이왕 먼지와 나뭇잎도 뒤집어 쓴 김에 집 현관 옆에 있는 풀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이런 풀들을 부를 때 영어를 따와 허브로 부르시더군요. 현관 옆 이 풀은 하얀색 꽃이 피는데 꽃에서 달달하면서 바닐라 비슷한 향이 나요. 그래서 꽃이 피면 현관 주변이 달달한 향으로 가득차죠. 이 풀이 로즈마리 비슷하게 생겼어요. 하지만 로즈마리인지는 확실하지는 않구요. 아무튼 오늘 일을 시작한 김에 이 현관 옆 풀의 가지도 다 마구 쳐줬어요. 정리를 좀 하니까 집앞도 집뒷쪽도 모두 시원하니 깔끔해 보입니다. 이렇게 정리를 했으니 몇 달 간은 괜찮을 거예요. 조금씩 가지가 올라오면 그때그때 살짝 쳐주기만 하면 되구요. 오늘 아주 큰 일 했어요. 장하다, 애리놀다~!


울집 한쪽에 있는 이 풀은 로즈마리 같이도 보이는데 확실하지는 않구요.

그래서 음식에 한번도 이 풀을 넣지 않았어요. ^^

하지만 이게 진짜 로즈마리라 해도 내게는 그저 잡초일 뿐....

이 풀이 하얀꽃을 피우는데 꽃필 때 그 달달한 향만 즐기고 있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일했으니 남편한테는 맛있는 음료를 부탁해야겠죠. 남편에게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을 부탁합니다.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은 애리놀다가 지은 이름인데 한국에서 비엔나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는 바로 그거예요. 그런데 미국에서는 이런 커피를 비엔나 아이스크림이라고 부르지는 않습니다. 영어로는 Ice Cream Coffee Float 또는 Coffee Ice Cream Float 정도로 부르구요. 하지만 애리놀다는 직접 작명한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이 친근하니 귀여워서 그렇게 불러요.


이것이 바로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


저번에 사온 사랑하는 블루 벨 아이스크림(Blue Bell Ice Cream)의 바닐라맛을 뜨겁고 진한 커피에 잔뜩 동동 띄우고 마시면.... 너무너무 맛있어요. 그런데 이건 확실히 남편이 만들어야 맛있습니다. 남편은 아이스크림을 아끼지 않거든요. 애리놀다가 만들면 아이스크림 때문에 살찐다고 적게 넣어서 맛이 밍밍. 남편이 만들면 아이스크림을 얼마나 넣는지에 대해 애리놀다는 공식적으로 모르는 거니까(^^) 듬뿍 든 아이스크림을 즐기기만 하면 돼요. 꼼수지만 내 입도 즐겁고 마음도 즐겁고. 다 좋습니다.


참, 이건 겨우겨우 인터넷에서 알아낸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의 비밀 제조법이예요. 이 비밀은 우리끼리만 공유하기로 하죠.


1. 뜨거운 커피를 커피잔에 부어 담는다.

2. 아이스크림을 띄운다.

3. 즉시 서빙한다. (또는 즉시 마신다)


비밀 제조법이 간단하니 좋죠? 큭큭. 애리놀다가 원래 싱겁고 추운 소리를 좋아해서... 


집 앞 뒤도 예쁘게 정리하고 남편이 만들어 준 맛있는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도 마시고... 오늘 기분은 너무나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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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게스트 썸네일
    2017.10.13 11:31 신고

    식물 가지치기는 애리놀다님께서 직접 하시는군요! 남편분 말이 명언이네요. 하려면 하고 안 하려면 아예 생각을 안 하구요 ㅋㅋ 담쟁이덩굴이 무섭게 자랐네요. 아주 털북숭이처럼 무성한데요? 일하신 후 남편분께서 상으로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을 타주셨군요. 기분 매우 좋으셨겠어요^^

    • 게스트 썸네일
      2017.10.13 12:49 신고

      걱정만 하고 또 말로만 해야하는데... 계속 그러니까 스스로도 스트레스지만 옆 사람도 좋지는 않구요. ^^;;
      Cat claw가 아주 무성하게 자라요. 이거 치우려면 일 좀 해야해요. ㅠㅠ 잘 치웠으니까 상으로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도 서비스 받고. 역시 일하면 좋은 게 많아요. ^^*

  • 게스트 썸네일
    2017.10.13 18:16 신고

    저도 커피에 아이스크림 넣어서 먹능거 좋아해요ㅎㅎ 아포카토 맛까지는 아니라도 부드러운 맛이랄까요ㅎㅎ

    • 게스트 썸네일
      2017.10.14 04:53 신고

      시니냥님도 이렇게 커피 마시는 것 좋아하시는 군요. 커피에 아이스크림 넣어 먹으면 커피가 훨씬 맛있어져요. ^^*

  • 게스트 썸네일
    2017.10.14 02:07 신고

    가지치기보다 커피에 아이스크림 동동에 더 눈이 .... .ㅋ
    너무 맛있을 것 같아요. ^^
    전 블로그 하면서 처음에 가족들 구박을 많이 받았는데...
    이젠 아버지까지 뭐든 사진 먼저 찍으라고 오히려 먼저 말씀해주셔서... 많이 편해졌어요. ㅎㅎ

    • 게스트 썸네일
      2017.10.14 04:55 신고

      먹고 마시는 게 아주 중요하죠. ㅎㅎㅎ ^^
      블로그 하는게 사진을 이것저것 다 찍다보니까 가끔 내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이젠 식구들도 그러려니 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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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10.26 10:28 신고

    ㅎㅎㅎ
    우리집과는 반대네요 힘쓰는일은 우리집에선 전부 와이프가 합니다
    제가 워낙 연약해서요 ㅋㅋ
    고치는것도 와이프..그래서 제가 기사라 그러면서 받들어 모시고 있습니다
    아 참,,커피는 대신 제가 탑니다

    전 제 주위에 블로그 하는거 와이프민 압니다 ㅎㅎ

    • 게스트 썸네일
      2017.10.26 10:43 신고

      공수래공수거님 연약하시군요. ㅎㅎㅎ 사모님이 잘 고치고 잘 하시니까 그런 것 같아요. 보통 부부 중 한쪽이 잘 고치고 그러면 그쪽이 더 일을 많이 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일부러 연약한 척 잘 못고치는 척 해요. (진짜?!?!?)
      커피는 손맛이예요. 역시 공수래공수거님 손맛은 타고 나셨어요.
      공수래공수거님의 이중생활. ㅎㅎㅎ 이 비밀은 사모님만 알고 계시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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