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포스팅에 미국 남동부 주택가에 나타난 악어 이야기를 했는데 야생동물 이야기가 나온 김에 몇가지 더 해 볼까 합니다. (참고 포스팅: 초대받지 않은 이웃의 방문 - 미국 남동부 악어) 저번에는 미국 남동부 악어였는데, 이번엔 미국을 대각선으로 가로질러 미국 북서부 연어 이야기예요.
미국 북서부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에도 10년 가까이 살았는데, 이곳에도 많은 야생동물들이 함께 삽니다. 이곳은 울창한 숲이 잘 발달되어 있고 주민들이 자연환경 보존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거든요. 시애틀에 살면서 제일 관심있게 봤던 것은 연어예요. 연어가 꽤 큰데 그 큰 연어가 봄에 강물을 타고 올라오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어요. 시애틀 근교를 흐르는 그린 강(Green River) 같이 비교적 폭이 좁고 깊지 않은 강에서는 연어가 수영하다 쉬고 있는 모습을 강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연어의 회기철이 되면 강가에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 연어에 대해서 설명해 주시는 분도 계시구요. 아이들하고 함께 구경하면 아주 재밌습니다.
하지만 강에 헤엄치고 있는 연어가 보인다고 마구 낚시를 하면 안됩니다. 이는 낚시법 위반으로 범법행위예요. 연어낚시를 하기 위해서는 라이센스를 먼저 구입하고 워싱턴 주 낚시규정에 따라 잡아야 합니다. 혹시 워싱턴 주에서 연어낚시를 원하시는 분은 워싱턴 주정부 사이트에서 자세한 자료를 찾으세요.
워싱턴주에서 만날 수 있는 연어의 종류는 아래 8가지입니다.
Chinook Salmon & Coho Salmon
Chum Salmon & Pink Salmon
Steelhead & Sockeye
Bull Trout/Dolly Varden & Coastal Cutthroat Trout
위 연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쉬눅 연어(Chinook Salmon)입니다. 쉬눅은 워싱턴과 오레건 지역 컬럼비아 강 근처에 거주하던 원주민 부족명인데 미 북서부 대표 연어 이름을 이 부족명에서 따왔어요. 쉬눅은 연어 외에도 미육군 헬리콥터 기종 중의 하나로도 유명해요. 이 헬리콥터명도 쉬눅 부족명에서 따온 거구요.
쉬눅 헬리콥터
Chinook을 읽을 때는 ch로 시작하지만 불어식으로 읽어 ch를 sh처럼 읽습니다. 그래서 취눅이 아니라 쉬눅으로 발음해요. 유럽인들이 북미에 들어왔을 때 상당수 프랑스인들도 탐험, 개척, 무역을 해서 많은 원주민 이름 또는 지역명이 불어가 기원인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런 경우는 불어식으로 읽어줍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미국 북서부 워싱턴 주와 오레건 주의 우기(대략 10월말~3월)에는 가끔 재밌는 현상을 목격하기도 해요. 워싱턴 우기에는 비가 정말 많이 오는데 비가 너무 와서 도로가 물에 잠겨 강물처럼 변할 때가 있습니다. 그럼 우리들의 귀여운 연어씨들이 도로를 강물로 착각하고 헤엄쳐 올라 갑니다.
연어씨가 도로에서 헤엄치는 이런 장관은 시애틀쪽 보다는 비가 더 오는 올림픽 반도(Olympic Peninsula) 입구쪽에서 살펴 볼 수 있어요. 하지만 이런 독특한 장관은 하늘이 구멍난 것처럼 비가 내리는 홍수 때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구경가는 것은 절대로 현명한 행동이 아니니 참고하세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관련 포스팅
2017/05/31 - [미국 야생동물] 1. 초대받지 않은 이웃의 방문 - 미국 남동부 악어
2017/06/01 - [미국 야생동물] 3. 캠핑, 하이킹시 주의해야 할 야생동물 - 곰
2017/06/02 - [미국 야생동물] 4. 초롱초롱 눈망울의 사슴 - 때로는 너무 많아서 골칫거리
2017/06/03 - [미국 야생동물] 5. 치치치 칙칙 가까이 오지 말란 말야! – 미리 경고하는 방울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