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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오늘 하루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지난 일요일. 아침부터 아이들 친구 씨에나와 로즈매리 자매가 놀자고 문을 똑똑똑. 귀염둥이들이 부지런도 해요. 울집 아이들이 씨에나 자매에게 이따 점심 먹고 나간다고 말해주고 식구들은 모두 일요일 오전을 나른하게 즐기고 있었어요. 점심 먹고 좀 쉬고 있는데 이번에도 누가 문을 똑똑똑.

 

씨에나와 로즈매리가 놀자고 또 문을 두드리나해서 아이들이 나가봤죠. 그런데 문을 연 울집 아이들에게서 탄성이 터져 나옵니다. 아주 반가운 손님이 문밖에 서 있었거든요. 친구 스텔라가 서 있는 거예요! 스텔라는 지난 11월에 울동네에서 애리조나 북부로 이사 갔어요. 스텔라 말이 아빠가 피닉스 내려올 일이 있었는데 친구들 보고 싶어서 언니랑 함께 아빠 차 타고 잠깐 내려왔대요.

 

(이미지 출처: Google)

 

스텔라가 왔다는 소리를 듣고 애리놀다도 반가워서 문으로 달려 나갔죠. (내 친구도 아닌데 왜 그리 반갑던지...) 반가운 마음으로 얼마나 있다가 갈 거냐고 물으니까 한 2시간 정도 동네 친구들이랑 놀다가 갈 거라네요. 에고 에고~ 그러니까 맘이 막 급해지네요.

 

스텔라랑 다른 친구들이랑 함께 놀라고 울집 아이들 넷 모두 급히 밖으로 다 내 보냈어요. 2시간 정도 있다가 갈 건데 잘 놀다가 보내야죠. 스텔라가 나중에 울 첫째한테 그러더래요.

네 엄마가 나를 제일 반가워 하시는 것 같아.

 

스텔라는 호피(Hopi) 원주민 출신이예요. 스텔라 외에도 울집 아이들 친구 중에는 미국 원주민의 피가 흐르는 아이들이 몇 더 있어요. 막둥이 넷째의 절친 카니는 엄마가 나바호(Navajo) 출신이고요. 그래서 아이들 친구들은 유럽계, 아프리카계, 히스패닉계, 중동계 그리고 미 원주민 다 있어요.

 

그러고 보니까 지금 친구 중에 동아시아계는 없네요. 동네에 베트남계도 있긴 한데 그집 아이는 아직 꽤 어리고, 또 잘 나와서 놀지는 않더라고요. 울집 아이들이 동아시아계니까 동네 아이들이 다 모여서 놀면 대충 미국인의 구성이 대표적으로 다 보이는 셈입니다.

 

전통 의상을 입은 호피 아가씨

아이들 친구 스텔라에게도 이런 얼굴 모습이 있는 것 같긴 해요.

 

호피 원주민 거주지 및 보호구역
이쁘고 고우신 나바호 할머니들

나바호 원주민들은 호피 원주민들 거주지 동쪽으로 좀 더 가서

애리조나, 유타, 칼로라도, 뉴 멕시코가 만나는 코너 쪽에 주로 거주합니다.

 

스텔라의 예상치 않던 방문, 그 방문으로 즐겁고 행복했던 울집 아이들을 보니까 (애리놀다, too) 예전 고등학교 때 배웠던 논어(論語) 학이(學而)편에 나온 공자의 문구가 기억나요.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유붕자원방래 불역락호)

벗이 있어 먼 곳에서 찾아오면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먼 곳에서 찾아온 벗. 버선이 없어 버선발은 아니지만 반가워서 맨발로 뛰어 나갔어요. 진짜 반가웠거든요. 스텔라가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그동안 연락이 잘 되지 않았는데, 다음에 또 동네에 놀러 오면 울집 아이들 아주 기쁠 거예요.

 

* 이미지 출처: Google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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