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 하루/오늘 하루

미국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 연휴, 연휴라서 즐거운 동네 아이들

이번주 월요일이 미국에서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Martin Luther King Jr. Day)이기 때문에 학교는 토/일/월 이렇게 연휴로 쉽니다. 피닉스 지역 많은 학교들은 겨울방학이 12월 24일부터 1월 8일까지여서 겨울방학 마치고 다시 등교한지도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어요. 하지만 쉬는 날, 그것도 연휴니까 아이들은 무조건 즐겁죠. 울집이고 이웃집이고 아이들 모두 지난 금요일 학교 마친 다음부터 신나 있습니다. 토요일인 어제 날은 구름이 끼어 좀 찌뿌둥한 분위기였는데도 동네 아이들은 놀자고 울집 문을 두드립니다.


친구야, 노~올~자!!!


이 귀염둥이들은 씨에나, 로즈매리, 앤디 남매들인데 울집 아이들이 이미 놀이터에 나가있는 날 빼고는 울집에 와서 빨리 나와서 놀자고 문을 두드려요. 울집 둘째와 셋째가 씨에나와 로즈매리랑 비슷한 또래거든요. 울집 아이들이나 씨에나 남매들이나 함께 노는 시간을 위해 하루를 사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씨에나 남매들이 다 귀엽지만, 특히 2살 앤디가 11살과 10살짜리 누나들과 함께 같이 문을 두드리면 너무나 귀여워요. 울집 아이들과 씨에나, 로즈매리는 매일 만나서 노는데도 만날 때마다 반갑다고 막 달려와 서로 껴안는데, 앤디도 그 아장아장 아기 다리로 누나들을 따라 열심히 달려와 껴안는 것도 엄청 이쁘죠.


구글에서 가져온 사진입니다. 울동네 아이들 아니예요. ^^


아이들이 점심먹고 나가 한시간쯤 놀았는데 비가 몇 방울 내렸어요. 집으로 돌아오려고 하니까 씨에나하고 로즈매리 둘이 우산을 가져와 울집 아이들을 씌워 집까지 바래다 줬다네요. 우산 쓰는 것이 오히려 과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그런 빗방울이였지만 친구들을 생각해주는 그 이쁜 마음에 씨에나와 로즈매리가 아주 사랑스럽더라구요. 울집 아이들은 친구랑 함께 우산을 쓰고 와서 그게 또 너무 좋았구요. 남편이 문을 열어줘서 아이들이 우산 씌워주는 장면을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울집 아이들의 조잘조잘 이야기로만 전해 들어도 그 모습이 상상이 돼서 미소가 머금어집니다. 이게 바로 엄마 미소일 거예요.


이렇게 친구들끼리 다정하게 우산도 나눠쓰고. 아주 귀여워요.


아이들이 집에 돌아온 지 한 30분쯤 되었을까... 이번에도 씨에나, 로즈매리, 앤디, 그리고 또 다른 친구 지미까지 와서 "친구야, 놀자~!"를 찾습니다. 녀석들 말이 비가 몇 방울만 내려서 땅이 거의 젖지 않았다고 빨리 나와서 놀자네요. 울집 아이들 넷은 또 밖으로 뛰어 나갑니다. 이번에 나가서는 어둑어둑 저녁먹을 시간이 되어서야 돌아 왔어요.


아이들 넷이 저녁먹으러 집에 돌아오자 마자 7살짜리 막둥이 넷째는 오늘 컵케이크 하나씩 먹었다고 엄마에게 자랑을 하기 시작합니다. 지미가 놀다가 엄마랑 아빠랑 장보고 다시 왔는데 컵케이크를 가지고 돌아왔대요. 그래서 놀이터에 있던 친구들 모두 하나씩 나눠 먹었다더군요. 기대하지 않은 간식을 먹는 것도 아주 신나는 일이지만, 친구들이랑 나눠 먹으면 더 맛있죠. 목소리 큰 막둥이가 아주 신이나서 엄마에게 컵케이크 먹은 이야기를 열심히 말해 줍니다. 다음엔 애리놀다도 맛있는 간식을 챙겨서 아이들에게 나눠줘야 겠어요.


이 컵케이크는 아이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재구성해

가장 비슷한 사진을 구글에서 찾아 올렸습니다. ^^


14살 첫째는 동갑 에이미가 나중에 놀이터로 나와서 서로 이야기 꽃을 피웠다고 하구요. 조그만 녀석들이야 크게 소리지르면 뛰어다니고 그러는 걸 좋아하지만, 14살짜리 십대들이야 이제 행동의 격(^^)이 다르죠. 그런데 요즘 8살 크리스가 울 첫째를 좋아하나 봐요.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긴 하는데... 크리스가 다른 아이들에게는 하나도 주지 않는 포켓몬 카드를 울 첫째에게만 주고 있어요. 이걸 본 7살짜리 지미가 자기도 달라고 했다가 크리스에게 거부당했다는 전설이...


첫째가 크리스에게 받은 포켓몬 카드 2장 - Jigglypuff과 Slurpuff


크리스에게 포켓몬 카드를 받았으니 받은 포켓몬 중 하나인 Jigglypuff의 뮤직 비디오(^^) 올려 볼께요. Jigglypuff가 노래를 아주 부드럽게 잘 불러요. 이 환상적인 노래소리를 들으면 모든 사람들이 지나치게 긴장이 풀린답니다. 그런데 Jigglypuff는 관중들의 이런 반응을 너무나 싫어하구요.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아래 비디오에서 확인해 보세요.



그러고 보면 울동네 조그만 녀석들 사이에서도 애정전선이 있더군요. 울집 아이들에게 두근두근 마음을 담아 관심을 보이는 아이들도 꽤 있고, 울집 아이들도 그런 관심이 싫지 않은 눈치예요. 저번엔 7살 지미가 10살 로즈매리를 자기 여친이라고 크리스에게 소곤댔었나 봐요. (그런데 정작 로즈매리는 자기가 지미 여친인줄 전혀 몰랐음. 이 무슨 ???) 지미 이 녀석, 저번엔 다른 아이를 여친이라고 하더니만 녀석의 마음은 갈대였어! 암튼 지미의 로즈매리에 대한 이 속내를 꾸러기 크리스가 놀이터에서 공개를 했다는 거 아닙니까. 지미가 당황해 펄쩍뛰면서 동네 놀이터계에 큰 파장이 일어나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자칭 남친 지미의 행동도 귀여워요. 저번에 로즈매리가 놀다가 머리를 살짝 부딪힌 적이 있었어요. 울집 아이들이나 다른 친구들은 걱정스러워서 로즈매리 옆에 있고 산책하던 애리놀다도 로즈매리가 괜찮은지 확인하러 갔는데, 정작 자칭 남친 지미는 저 멀리 도망가 사라져있더라는... 지가 다치게 한 것도 아닌데 왜 멀리 도망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명색이 자칭 남친인데 영~~~ 암튼 재밌고 귀여운 동네 녀석들이예요.


* 사진출처: Google Images

반응형